직방이 공인중개사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부동산 중개 사업을 공식화한 가운데, 기존 부동산 중개사업자와의 마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방은 부동산 중개업자와 '온택트파트너스' 제휴를 맺고, 거래 성사 시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는 계획인데, 기존 중개업자 입장에서는 ‘밥그릇 뺏기기’가 될 수 있어서다.
이에 직방 측은 치킨싸움이 아닌 중개업자의 기회를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직방은 15일 10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온택트파트너스’ 서비스를 발표했다. 온택트파트너스란 직방과 공인중개사, 집 수리·청소 등 부동산 전문가가 협업해 부동산 거래부터 주거 관리까지 주거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3D 룸투어 등을 통한 매물 확인은 물론, 비대면 상담, 전자계약까지 가능케 한다는 구상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증 보유자라면 누구나 직방 온택트파트너스에 참여 가능하며, 제휴 중개사들은 직방이 제공하는 최소 4주 이상의 디지털 중개 컨설팅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직방은 자회사 중개법인을 통해 공동 날인을 하고, 계약에 대한 직접적 책임을 진다. SGI 서울보증보험 100억원 상당 보험에 가입해 사고 발생 시 인정되는 소비자 피해를 전액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개 계약서 작성 및 사전 사후 프로세스는 대형 로펌이 검증한다. 직방은 미개업 공인중개사에게 컨설팅, 초기 정착금, 연간 5천만원 등 창업 준비도 지원한다.
공인중개사 업계 "파트너십, 추후에도 유지될까 의문"
그러나 기존 부동산 중개업계에서는 플랫폼의 부동산 중개 진출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직방은 온택트파트너스 제휴 중개사와 거래 수수료를 절반씩 나눠 가진다는 계획인데, 부동산 업자가 중개 수수료 전부를 수익으로 가져갈 수 있던 기존 거래 관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직방이 현재는 중개사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협업관계를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추후에도 이런 관계가 유지될 지 의문이 든다”며 "지금도 부동산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갑이고 중개업자는 을인 상황이다. 직방을 끼지 않고 중개를 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광고료가 올라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직방이 중개 사무소 역할까지 한다면, 소비자가 굳이 동네 공인 중개사를 찾아갈 필요가 사라진다. 부동산 골목상권이 죽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우려에 안성우 대표는 "11만 명의 기개업 중개업자 중 3만 명만이 아파트 중개를 맡는다. 8만 명 정도는 아파트 중개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면서 "이들에게 온택트 파트너스를 통해 아파트 중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는 "기존 중개업자들은 하루에 방문 손님을 2명정도 밖에 받지 못했다. 온택트파트너스로 직방과 제휴한다면 비대면 상담으로 하루에 3~4배 이상의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된다"며 "중개업자와의 치킨게임이 아닌, 중개업자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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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비 아파트 중심의 중개 사무소에 아파트 중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전체 부동산 중개 시장에 힘을 보탠다는 것이 직방 계획이다. 나아가 기존 중개사업자들이 비대면 상담과 디지털 계약으로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돼, 밥그릇 뺏기가 아닌 상생 모델이란 것이 직방 측 주장이다.
집토스·다윈중개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로 직접 부동산 중개를 하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부동산 중개 플랫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직방이 새롭게 선보이는 공인중개사 협업 방식의 중개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