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파행 장본인이”…신임 사립대병원협회장 둘러싼 잡음

보건의료노조 "노사 파행 장본인 선출 부적절”…병원 "협회 결정일 뿐”

헬스케어입력 :2021/06/14 17:58

보건의료 노동계가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장이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연일 성명을 발표하며 이번 선출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김 신임 협회장이 가천대 길병원 노사관계 파행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협회장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다. 현재 김 협회장은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김양우 가천대 길병원장의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장으로 선출된 것과 관련, 보건의료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사진은 올해 2월 8일 가천대 길병원에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의 병원 거리 피켓시위 모습. (사진=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의 주장은 가천대 길병원의 노사 갈등과 연관이 깊다. 김 협회장은 2018년 가천대 길병원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해 7월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가 설립됐으며, 조합원 규모는 1천400여명에 달했다. 노조는 병원 노동 환경 및 병원 부당행위 개선을 요구하며 14일 동안 파업, 사측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병원이 부서장을 동원해 조합원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내용은 지난해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병원 수간호사가 노조 조합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는 발언이 녹음된 녹취파일을 공개한 것.

올해 2월에도 가천대길병원지부는 20일 동안 파업을 진행하는 등 가천대 길병원의 노사 관계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급기야 이 달 4일 인천지방노동청은 김양우 병원장을 비롯, 부서장 13명을 노조에 대한 부당노동행위, 노사관계협약 및 조정합의서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인천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김 협회장은) 노사갈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노사 간 대화 없이 관계를 파행으로 이끌었다”며 “부당노동행위와 단체협약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병원장이 사립대병원 협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는 54개 사립대학병원을 회원사로 둔 민간단체다. 협회장은 2년 임기 동안 대한병원협회 등과 더불어 사립대병원을 대표해 보건당국과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등 권한을 행사한다. 병원 관계자는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에서 결정된 사안인 만큼 병원 차원의 별도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