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앞세운 배터리업계…산업간 경계 허물었다

[인터배터리 2021] LG엔솔 'ESG', 삼성SDI '기술력', SK이노 '안전성' 강조

디지털경제입력 :2021/06/10 14:45    수정: 2021/06/10 21:54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9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1'에 참가해 배터리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 첫 사원계 양극재 배터리 'NCMA'를 집중 전시하는 한편, 올해 처음으로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ESG존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SDI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을 적용해 한 번 충전으로 6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젠5(Gen.5) 배터리를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비중을 80%, 90%로 늘려 에너지 밀도를 높인 NCM8, NCM9 배터리를 전시했다. 또 분리막과 배터리 제조 공정상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화재로부터 안전한 배터리' 홍보에 나섰다.

주목할 점은 배터리 산업 전시회임에도 전기차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3사 모두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모델을 전시해 글로벌 전동화 파트너십을 강조하면서, 배터리-전기차 산업 간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 LG에너지솔루션 부스 내에 비치된 포르쉐 타이칸 전기차.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LG엔솔 x 포르쉐 타이칸…ESG경영도 전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 배터리가 탑재된 '포르쉐 타이칸'과 '메르세데스-벤츠 EQC'를 부스 전면에 내세웠다. 두 모델엔 LG에너지솔루션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됐다.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을 첨가한 사원계 배터리인 'NCMA'도 전시했다. '실리콘 옥사이드(산화규소) 음극재'와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라미&스택', '롱셀'을 포함한 공정 혁신 등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핵심 기술도 소개했다.

소형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등 다양한 실물 제품들도 선보였다. 무선 이어폰용 초소형 원통형셀과 버튼셀, 단일 팩 기준 세계 최대 용량을 구현한 ESS배터리 'RESU16H Prime(16kWh)' 등이다.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부스 곳곳에서 'ESG'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가 추구하는 ESG경영을 '차지(CHARGE)'라는 단어로 소개했다. CHARGE는 ▲Climate Action & Circular Economy ▲Human Value Management ▲Advanced EH&S ▲Responsible & Impactful Business ▲Good Governance ▲ESG Disclosure & Communication을 뜻한다.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전시했다. 충북 오창공장에 구축한 전기차 충전소 '리유즈 배터리 프로젝트'를 부스에 구현해 배터리 회수·재사용·재활용 구축 사례도 소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배터리 업계 글로벌 선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기술력과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 등을 총 망라하는 내용으로 부스를 구성했다"며 "현장에 방문하면 현재의 다양한 배터리 제품과 기술뿐만 아니라 전고체 전지와 리튬황 등 미래를 이끌어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배터리까지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고 했다.

인터배터리 2021 삼성SDI 부스에 비치된 BMW PHEV.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삼성SDI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삼성SDI x BMW PHEV…하이니켈 젠5 배터리도 공개

삼성SDI는 '배터리와 함께하는 삶의 생생한 순간들'을 테마로 부스 중심에 BMW 7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X5 PHEV를 전시했다. 전시장 내에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비치해 이해도를 높이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삼성SDI는 용도별 배터리를 전기차, 전동공구 등의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전시해 사고의 흐름이 이어지도록 했다. 전기차배터리부터 IT·파워용 배터리, ESS배터리, e모빌리티용 배터리 등 서로 특색과 제품을 갖춘 4개 존으로 부스를 구성했다.

인터배터리 2021 관람객들이 삼성SDI 부스에서 전기차 배터리 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전기차배터리 존에선 하반기부터 공급을 시작하는 젠5 배터리를 전시했다. 이 배터리는 니켈 함량 88% 이상의 하이니켈 기술이 적용돼 한 번 충전에 6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폴더블폰, 무선이어폰, 전동공구 등에 적용되는 배터리도 주목을 받았다. 특히, 부스 중앙에 위치한 프리젠테이션 라운지에선 전문 프리젠터가 전시회 내내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는 삼성SDI 배터리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한계를 초월한 배터리로 미래를 움직일 삼성SDI의 모습이 그려질 것"이라고 했다.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배터리 전시회로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외 약 300여 개의 배터리 및 소재∙부품∙장비 회사들이 참가한다.

인터배터리 2021 SK이노베이션 부스에 전시된 포드 전기픽업트럭.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SK이노베이션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SK이노 x 포드 F150…'화재 없는 배터리' 강조

부스 크기를 지난해의 1.6배 규모로 키운 SK이노베이션은 '포드 F150' 전기픽업트럭과 현대차 '아이오닉5'를 전면에 비치했다.

포드의 주력 모델이자 미국 자동차를 대표하는 트럭인 F150 전기픽업트럭엔 SK이노베이션의 NCM9 배터리가, 현대차의 첫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엔 NCM8 배터리가 장착됐다. 각각 니켈 비중을 90%, 80%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강화한 배터리다.

부스 전면 좌측엔 곧 출시를 앞둔 기아 전용전기차 'EV6' 모델을 3차원(3D) 영상으로 띄웠다.

회사는 자사 배터리의 장점을 ▲안전성(Safer than EVer) ▲빠른 충전속도(Faster than EVer) ▲장거리 주행성능(Longer than EVer) 등 세 가지로 소개했다.

안전성 존에선 고성능 배터리를 제조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던 비결을 소개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금까지 2억7천만개 배터리 셀을 납품하는 동안 단 한 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은 독보적인 안전성을 기록 중"이라고 했다.

인터배터리 2021 전시회에 마련된 SK이노베이션 부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제조한 분리막과 배터리 제조공정에서 사용하는 'Z폴딩' 기법, 열확산 억제력을 갖춘 배터리 팩 기술을 안전성을 확보한 비결로 꼽았다.

Z폴딩은 양극과 음극 사이로 분리막을 지그재그로 지나도록 해 양극과 음극을 완전히 포개는 형태로 감싸는 방식이다. 두 소재가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을 현저히 줄이고 고속 생산 체계에서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어 안전성을 확보한다.

또 15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급속 충전 기술, SK이노베이션 만의 양극재·음극재 기술, 배터리 내부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듈 기술,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재활용 기술, 배터리 순환경제 모델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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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안전성, 급속충전, 장거리 주행 성능 등 혁신 기술을 지속 개발해 배터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 2차전지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1은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다. 지난 2013년에 시작돼 올해로 9회차를 맞은 이번 행사엔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외 약 230개 업체가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