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백신 개발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이번 팬데믹이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사스(중증급성호흡증후군, SARS)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와 다른 점은 백신 개발이 불과 1년 만에 완성됐다는 점이다. 팬데믹 1년 반만에 전 세계는 상용화된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도 앞으로 올 신종 감염병은 또 다른 위협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향후 10종의 신종 감염병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행 주기는 짧아지는데 치명률은 높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더 빠른 백신 개발이 요구된다.
10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코리아 2021’의 포스트 코로나 세션에서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겸 연세대의대 교수는 “코로나19가 사스바이러스의 변종인 만큼 메르스바이러스의 변종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과거 백신 개발 및 생산에는 10여년이 소요됐다. 치료제와는 달리 건강한 사람이 감염을 예방코자 백신을 접종받기 때문에 안전성과 효과성 모두가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랬던 것이 코로나19를 겪으며 초고속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를 위해 전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은 이를 위해 4조원의 연구비를 지급키로 결정했다.
성 교수는 초고속 개발 플랫폼 구축을 위해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포배양을 대장균 등 미생물 배양 방식으로 대체해 연구 속도를 높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바이러스 벡터 및 mRNA 플랫폼을 통한 백신 개발에 2달 가량이 소요되는 반면, 전통적인 단백질 기반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더 긴 시간이 걸린다. 성 교수는 “이러한 안정적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백신 플랫폼의 연구 기간 단축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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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인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등 다부처가 참여하는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은 앞으로 10년 동안 2천100여억 원을 투입해 백신 자급화는 계획이다. 사업단은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 자급률이 40% 남짓이지만 10년 후 80%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성 교수는 “우리나라의 백신 혁신 기술 개발은 이제 시작됐다”며 “여러 협업을 통해 10년 후 글로벌 백신 시장의 4%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