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빅테크 금융시대'...은행 시작으로 증권·보험으로

토스 및 카카오페이 인터넷전문銀·디지털손보사 출범 눈앞

금융입력 :2021/06/07 17:19    수정: 2021/06/07 18:17

네이버·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 고객을 확보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금융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은행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술력을 보유한 ICT 기업에 은행 인가 빗장이 풀어진 것이 시작이었다면, 이제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과 보험업권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주로 모바일 채널을 중심으로 금융 서비스가 소비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객 확보에 성공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금융업 분야서 영향력은 지속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영역 넓히는 네이버·카카오·토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서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와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 안건이 의결될 것으로 관측된다. 토스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본인가와 예비인가를 받는다면 연내 토스뱅크(가칭)와 카카오페이보험(가칭)을 공식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핀테크였던 토스는 2020년 8월 지급결제대행(PG)사 토스페이먼츠를 시작으로 올해 2월말 토스증권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전자금융업자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을 순차적으로 출범시켰다.

네이버는 국내에 전통 금융업 대신 금융위원회가 새롭게 허가하는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 관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네이버는 라인을 통해 해외의 디지털 은행 개설 작업에 분주하다. 이번 주 중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은행 '라인뱅크 바이 하나'를 출범하며, 태국에서도 태국 은행 '카시콘 뱅크'와 은행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업권 다변화로 데이터 금융 '잰걸음'

플랫폼 사업자들이 기존 금융사를 뛰어넘는 실적을 낼 때까지 머물기보단 다양한 금융업권에 빠르게 진입하는 모양새다. 이는 금융 소비자들의 결정으로 자신의 금융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데이터 3법' 시행과 맞물린다.

서강대학교 정유신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교수)은 "금융 서비스가 다양하게 쪼개지는 단계와 다시 한 데 모이는 혁신 1~2단계를 지나 3단계인 데이터 기술 융합 단계에 와있다"며 "데이터 기술 융합 단계서 중요한 건 아주 짧은 순간 쏟아지는 데이터를 분석해 적시에 소비자에게 맞춤형으로 줄 수 있는 능력인데 빅테크 플랫폼이 해오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데이터가 비금융업과 결합해 중요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다양한 금융업권의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토스의 경우 토스 플랫폼을 통해 자영업자 매출 관리 데이터는 물론이고 토스페이먼츠의 온라인 자영업자의 데이터를 를 통해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신용평가모형(CSS)을 고도화할 수 있다.

정유신 교수는 "과거 금융은 수동적이며 타 업권을 쫓아가는 산업이었지만 이커머스에서 결제 시 결제 데이터로 소비자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 됐다"며 "제조업과 다르게 생산과 소비까지의 과정이 짧기 때문에 앞으로 금융업은 다른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업이 됐다"고 진단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정부가 지속적으로 '공정성'은 관여해야

플랫폼 사업자의 금융업 영위는 소비자에게 간편함을 가져다 줬다. 단적인 예가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를 통해 주식 계좌 개설을 진행할 수 있고, 계좌 개설 절차나 이체 프로세스도 간소화됐다. 따로 토스증권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없이도 토스서 거래할 수 있다.

그러나 플랫폼 사업자가 조성한 고객을 기반으로 유통하는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토스가 판매한 P2P대출 상품에 대해 일부 고객이 원금 손실을 이유로 항의했지만, 중개업자가 이를 책임질 근거는 없다.

플랫폼 사업자가 애초 금융업으로 고객을 확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공정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카카오와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네이버는 포털 검색으로 고객을 불러모으고 이를 금융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기존 금융사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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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업계 관계자들도 이를 인지하곤 있지만 견제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고객 기반은 있지만 금융에 관한 새로운 경험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교수는 "정부가 공정한 게임이 될 수 있게 말할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쉽지 않지만 금융사와 플랫폼 간 공정한 게임이 가능하도록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