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를 시작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이 크게 증가했다. 오늘 맛있게 먹은 음식부터 학교나 회사에서 겪은 힘든 일, 큰 마음 먹고 구매한 액세서리 리뷰 등 소소한 일상부터 기념하고 싶은 특별한 경험 등이 SNS에 활발히 공유된다. 지인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적으며 사이버 공간에서 관계를 맺고 가깝게 소통한다. 누군가의 글로 미소 짓고 감동의 눈물도 흘리지만, 때로는 화를 내거나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데 1990년대 말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디지털 기록을 활발히 한 세대들이 30여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일을 주위에서 종종 목격하게 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추억을 나누던 누군가가 어느 날 디지털 기록만 덩그러니 남긴 채 먼 곳으로 떠나 슬픔을 더한다. 이 때 불현듯 평소 별 생각 없던 “내가 남긴 디지털 기록들은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관리될까?” 궁금증이 든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SNS 세상에 나의 감정과 경험들을 올리며 누군가의 관심과 댓글을 기대하는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렇다면 SNS 이용자들은 온라인 게시물을 남길 때 이 같은 생각과 고민을 어느 정도할까. 삭제되지 않은 게시물은 수백 수천년이 지나도 디지털 기록으로 남아 가족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에게 열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고 SNS를 이용할까?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4명은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보기를 골랐다. 이어 3명은 “딱히 염두에 두고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2명은 “매번 신중하게 생각하며 사용한다”고 답했다. 10명 중 7~8명은 크게 개의치 않고 SNS에 게시물을 올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4일 모바일 설문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함께 SNS 기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50대 전국 남녀 3천735명 중 1천명이 응답했으며, 표본오차는 ±3.10%p(95% 신뢰수준)다.
가장 많이 쓰는 메신저는 '카카오톡'·SNS는 '유튜브'
설문에 앞서 현재 주로 이용 중인 모바일 메신저를 최대 3개까지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1위는 ‘카카오톡’(98.7%)이 차지했다. 이어 ‘페이스북 메신저’(27.1%), ‘라인’(14.3%), ‘텔레그램’(12.3%), ‘기타’(4.3%) 순으로 조사됐다.
또 현재 주로 이용하는 SNS를 최대 3개까지 골라달라는 질문에는 ‘유튜브’(65.4%)가 1위를 기록했다. ‘인스타그램’(56.5%), ‘페이스북’(34.0%), ‘네이버 밴드’(25.9%), ‘네이버 블로그’(24.5%), ‘카카오 스토리’(23.6%) 등이 뒤를 이었다.
과거에는 활발히 이용했지만 현재 이용 빈도가 낮아진 SNS는 무엇인지도 물었다. 대표적인 SNS 목록을 나열한 뒤 모두 골라달라고 한 결과 싸이월드가 56.6%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카카오스토리(37.9%), 페이스북(30.9%), 네이버 밴드(23.8%), 네이버 블로그(22.8%), 트위터(18.4%), 틱톡(11.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에 올렸던 게시물 10명 중 5명 "후회 했었고, 삭제도 해봤다"
과거 SNS에 올렸던 글, 이미지, 동영상 등을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거나 삭제해 본 경험이 있는지도 물었는데 ‘후회한 경험이 있고, 삭제도 해봤다’가 52.4%로 1위를 차지했다. ‘후회한 적이나 삭제해본 적이 전혀 없다’가 32.5%, ‘후회한 경험은 있지만, 삭제한 적은 없다’가 12.4%를 차지했다.
과거 자신이 올린 게시물 증 자의로 삭제한 적은 없지만 문제가 돼서 삭제되거나 차단된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없다’가 93.3%로 높았고, ‘있다’는 6.7%에 그쳤다.
평생 남는 디지털 기록...평소 생각하고 SNS 글 올릴까?
이어 본 질문인 SNS 등에 남긴 디지털 기록은 직접 삭제하지 않으면 평생 남게될 수 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모르는 사람이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을 평소 염두에 두고 SNS를 이용하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44.8%가 ‘생각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염두에 두며 사용하진 않는다’는 보기를 골랐다. ‘딱히 염두에 두고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란 보기는 33.0%, ‘매번 신중하게 생각하면 사용하는 편이다’는 보기는 22.2%가 선택을 받았다.
이어 내가 SNS 등에 남긴 디지털 기록들이 사후에도 남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본인 또는 가족 요구 시에만 삭제됐으면 좋겠다’는 보기가 58.3%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사망 시 자동 영구 소멸됐으면 좋겠다’가 34.1%, ‘삭제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 좋겠다’가 7.6%였다.
위 보기 중 ‘사망 시 자동 영구 소멸됐으면 좋겠다’를 선택한 이유로는 “남이 보는 게 싫어서”, “사망 후에는 삭제하고 싶어도 삭제할 수 없어서”, “죽어까지 남이 날 보는 것은 별로여서”, “나의 과거를 모두 지우고 싶어서” 등이라고 밝혔다.
‘본인 또는 가족 요구 시에만 삭제됐으면 좋겠다’는 보기를 선택한 이용자들은 “영구적으로 남는 건 원치 않고, 바로 지워지는 것도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아까울 수 있어서”, “필요에 의해 삭제됐으면 좋겠다”, “가족들과의 추억들이 남아있었으면 해서” 등의 의견을 남겼다.
‘삭제되지 않고 계속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응답자들은 “그것 또한 추억이라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게라도 남아있고 싶다”, “내 흔적을 가족들이 보고 회상할 수 있어서”, “어떤 기록을 남겼던 내 흔적이기 때문에” 등의 생각을 밝혔다.
꼭 삭제됐으면 하는 SNS '유튜브'..."설문 참여로 디지털 기록 경각심 가져"
아울러 주로 이용하는 SNS 중 사망 시 이곳의 기록만은 꼭 삭제됐으면 좋을 거 같은 SNS를 최대 3개까지 선택해 달라는 질문도 던져봤다. 그 결과 유튜브가 39.0%로 1위를 차지했고, 인스타그램(35.1%), 페이스북(25.5%), 카카오스토리(16.3%) 등 인기 많은 SNS가 삭제하고 싶은 SNS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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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이번 설문 참여를 계기로 앞으로 SNS에 기록을 남길 시 이전보다 좀 더 신중을 기하게될 것 같은지를 5점 척도 평가로 물었다. 그 결과 긍정 의견 상위권 2개(4+5점)가 전체의 49.5%를 차지, 부정 의견 하위권 2개(1+2점) 11.0%보다 높았다. 전체 평균은 5점 만점 기준 3.52을 기록했다. 즉, 이번 설문을 통해 SNS 이용 시 디지털 기록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됐다는 이용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자세한 설문조사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