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우리나라 단일 질환 사망원인 1위다. 특히 출혈성 뇌졸중이라고도 부르는 뇌출혈은 매우 높은 사망률과 큰 후유증 가지고 있어 촌각을 다투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뇌출혈의 사망률은 30~50%에 달한다.
SK㈜ C&C는 이러한 뇌출혈 환자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을 개발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대기 중이다.
SK㈜ C&C 헬스케어 그룹 박병준 리더는 “뇌출혈 등 응급조치가 필요한 환자에 비해 전문의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 국내 현실”이라며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은 환자의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 후 의사가 정확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의료 비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뇌졸중이 위험한 이유는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산소부족으로 죽은 뇌세포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뇌세포 사망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발병 후 3시간, 늦어도 5시간 이내에 진단을 내리고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응급대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뇌출혈에 대응하기 위해선 담당 영상전문의가 환자의 뇌 CT 영상을 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담당의 부족으로 병원에 상주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담당의가 있더라도 환자 동시 발생으로 우선순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발생한다.
SK㈜ C&C의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은 약 90% 후반의 정확도로 뇌출혈 전문의와 비슷 수준의 정확도를 기록 중이다. 또한 영상 판독에 수초밖에 걸리지 않아 다수의 환자도 대응할 수 있다.
박병준 리더는 “국내에는 아직 영상전문의가 부족해 거의 모든 병원에서 24시간 담당의가 상주하기 어렵다”며 “우리 솔루션은 뇌출혈 전문의가 잠시 자리에 없더라도 다른 의사가 응급처치를 할 수 있도록 진단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 솔루션이 의사를 대처할 수는 없지만, 많은 환자 중 치료가 시급한 환자를 선별하거나 정확한 진단으로 불필요한 진료과정을 줄이는 형태로 일부 업무를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사는 진료 외에 질병 및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도 담당하는 만큼, 이러한 연구를 지원하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AI솔루션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 C&C는 전문의와 비슷한 수준의 솔루션 정확도를 위해 80만여 장의 뇌 CT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AI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을 학습시켰다. 이 밖에도 경색, 뇌동맥류 등 추가 학습을 통해 뇌졸중 토탈 솔루션으로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다.
학습 데이터 오류 방지를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의료원의 신경두경부 영상 전문의도 모델 데이터 학습 및 검증에 참여했다.
박병준 리더는 “솔루션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이 AI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 과정이었다”며 “데이터3법 통과 등으로 그나마 여건이 좋아지긴 했지만, 보다 나은 의료 솔루션 개발을 위해선 규제를 준수하며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나 실행체계가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지적했다.
SK㈜ C&C는 지난달 인피니트헬스케어와 AI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 연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의료영상 저장전송시스템 인피니트 팩스와 연계해 보다 빠르게 의료 현장에 솔루션을 확산하기 위함이다.
박 리더는 “인피니트헬스케어는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그만큼 의료현장의 요구사항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기대한다”며 “인피니트헬스케어의 고객네트워크와 우리의 개발 역량을 결합하면 고객사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SK㈜ C&C는 뇌출혈 영상판독 솔루션외에도 신약개발 타깃 발굴 서비스 '아이클루-티디엠디’를 선보이는 등 AI 기반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 3법 통과 등 의료산업 규제 완화 흐름을 바탕으로 AI, 빅데이터 등 보유한 IT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더불어 글로벌 시장 진출도 고려 중이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5대 신사업 분야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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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준 리더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뉘앙스를 인수하는 것처럼 세계적으로 AI기반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우리도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이 폭증할 것으로 전망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의료 분야는 사업의 성과 자체가 회사에서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직결되는 산업”이라며”신약 개발, 진단 과정을 AI를 통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행한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아 건강수준을 높이고, 불필요한 의료비용 등 사회적 비용 손실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