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이 지급해야하는 카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등장한 '제로페이'가 단순 지급·결제 서비스를 넘어 소상공인을 위한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제로페이를 운영하는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 은행 계좌를 통해 직불 결제하는 제로페이 망, 그리고 85만개의 가맹점(2021년 4월 기준)을 토대로 결제 외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 남대문 연세재단 빌딩에 위치한 한결원 집무실에서 이근주 한결원장을 만나 제로페이가 그리는 계획과 제로페이 플랫폼의 청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결원 이근주 원장은 "85만개 가맹점 중 소상공인의 비중이 굉장히 높다"며 "소상공인에 관한 유의미한 데이터로 정책 집행 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가맹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고려하는 기업들과도 협업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제로페이의 플랫폼에서 한결원이 소상공인에 관한 경영 관리를 직접 하는 방향도 있지만, 이보다는 이미 있는 가맹점 망을 핀테크·빅테크·은행·정부 기관이 활용하도록 해 플랫폼으로 발전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이근주 원장은 "지급 결제 중심이 제로페이 버전 1.0이었다면 1.0에서 만든 채널을 통해 상거래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제로페이 버전 2.0"이라며 "결국 소상공인의 모든 것을 디지털 전환하겠다는 의지"라고 부연했다.
특히 제로페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유행으로 모바일 지역상품권 구매로 인지도를 확 높였다. 이 점에서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정책과 자금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 원장은 "정부가 정책 자금을 집행할 때 이 자금이 효과적으로 잘 집행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로페이서 자금을 내보내고 제로페이를 통해 결제되는 내역을 관리하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정부 기관들과 협업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결제 데이터를 다른 사업자와 공유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소상공인 빅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는 것. 이근주 원장은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정보도 갖고 있고 제로페이로 이뤄진 결제 데이터도 있다"며 "가맹점의 87.8%가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소상공인에 관한 데이터는 제로페이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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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빅테크에 비해 제로페이의 결제금액이 부족하지만, 이근주 원장은 "결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하면 사와서 해결할 수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제로페이의 지난해 말 결제액은 1조1천529억원이다.
이근주 원장은 "제로페이의 가맹점은 또다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도로'가 깔린 것"이라며 "이 망을 누구에게나 공개해 소상공인의 디지털화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