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현의 미디어 읽기] 아이폰과 갤럭시폰 이용자는 어떻게, 왜, 다를까

같은 듯 다른 두 왕국

데스크 칼럼입력 :2021/06/01 09:41    수정: 2021/06/03 15:45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안드로이드와 iOS 운영체제는 독립된 왕국일까? 중원의 패권을 다투는 영웅들일까?

뜬금 없는 질문일 수도 있다. 둘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 패권 싸움을 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단말기로 시선을 좁혀도 마찬가지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양대 산맥이다.

그런데 관점에 따라선 ‘독립된 왕국’으로 볼 수도 있다. 그 자체로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생태계로 건너가는 기회 비용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 (지금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애플과 에픽게임즈 간의 앱스토어 소송에선 두 생태계를 어떻게 볼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한 쟁점이다. 경쟁관계로 보느냐, 독립된 세계로 보느냐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아이폰12 라인업. 왼쪽부터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2 프로맥스 (사진=씨넷)

그렇다면 두 왕국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 대표주자인 갤럭시 폰과 아이폰 이용자 성향을 분석해봤다. 그랬더니, 같은 듯 다른 모습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왔다.

지디넷코리아는 창간 21주년을 맞아 리서치 전문회사 마켓링크와 공동으로 스마트폰과 통신시장의 다양한 트렌드를 조사했다. 전국 만18세 이상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다. 제품 구매 때 브랜드보다는 성능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응답한 사람이 38.3%에 달했다. 가격(28.6%), 브랜드(15.8%), 디자인(7.0%) 보다 월등하게 높았다. 갤럭시, 아이폰 같은 브랜드가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일 것이란 기존 상식과는 조금 다른 결과였다.

더 흥미로운 건 두 생태계 간의 차이였다. 갤럭시 사용자들은 ▲제품 성능(43.5%)을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꼽았다. ▲브랜드(15.2%)나 ▲디자인(4.0%)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조금 달랐다. 제품 성능(29.5%)을 가장 중요하게 꼽긴 했지만 갤럭시 폰 이용자(43.5%)에 비해선 비중이 낮았다.

대신 아이폰 이용자들은 ▲브랜드(22.9%)와 ▲디자인(22.3%)을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에 대한 관심은 14.5%에 불과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서 두 가지를 추론해 봤다.

첫째.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왜 ‘브랜드’보다 성능을 더 중요한 선택 요소로 꼽았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동시켜봤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안드로이드나 iOS를 자신들이 거주하고 있는 거대한 왕국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갤럭시(안드로이드)나 아이폰 왕국은 이용자들의 무의식 속에선 이젠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자리 잡은 건 아닐까? 다른 왕국과의 선택보다는, 왕국 내에서의 선택을 주로 고민했던 건 아닐까? 그래서 브랜드보다는 성능에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이게 된 건 아닐까?

둘째. 갤럭시보다 아이폰 이용자들이 브랜드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건 어떻게 봐야 할까?

갤럭시 이용자는 성능 다음으로 가격(15.2%)을 중요하게 꼽았다. 반면 아이폰 이용자는 브랜드(22.9%)와 디자인(22.3%)을 중요하게 간주한다는 비중이 꽤 높았다.

후발 주자인 갤럭시는 처음부터 ‘성능’을 앞세웠다. 이런 전략은 시장에서 꽤 잘 통했다. 삼성이 빠른 시간에 애플을 제치고 시장 1위로 뛰어오른 데는 이런 전략이 주효했다.

가격 역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였다. 게다가 삼성 폰은 선택폭이 넓다. 그런 전략이 소비자들의 의식적 선택을 지배하게 된 건 아닐까?

삼성전자 갤럭시S21, 갤럭시S21 플러스, 갤럭시S21 울트라 (사진=씨넷)

반면 아이폰은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소수다. 대신 마니아 층이 많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브랜드와 디자인에 강하게 끌리는 건 아니었을까? 이번 조사에선 갤럭시 폰 이용자가 69.2%, 아이폰 이용자는 16.6%였다. 

스마트폰이란 거대한 제국 내에 존재하는 작은 왕국 간의 차이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인 아이폰과 갤럭시 이용자들의 미묘한 관점 차이는 계속 주시해볼 가치가 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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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과 마켓링크의 ‘스마트폰-통신 트렌드 조사’는 앞으로 매 분기마다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가 특정 시점의 시장 상황 못지 않게 유기적으로 변화 발전하는 시장의 흐름을 추적하는 데 더 무게가 가 있기 때문이다.

핵심 사업자의 전략폰이 출시되고 난 뒤 어떤 변화가 있을 지 살펴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