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소프트뱅크 손정의 패밀리 될까

兆단위 투자 유치설 확산...회사 부인하지만 가능성 배제 못해

인터넷입력 :2021/05/27 14:44    수정: 2021/05/27 16:25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조단위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이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이런 보도에 대해 일단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야놀자 관계자와 투자업계 소식통을 소스로 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보도들이 사실일 경우 지난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쿠팡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어서 그 사실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전펀드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함께 조성한 세계 최대 기술 펀드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야놀자의 기업가치를 최대 10조원으로 책정하고,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1조원을 투자해 지분 약 10%를 가져가는 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가 나스닥 상장 추진을 투자 조건으로 내걸었고, 기존 국내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의 계약은 해지될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지 중심의 일부 매체들은 증권가와 야놀자 관계자 멘트를 인용, 양사가 투자 협의를 논의 중인 것을 사실이고, 투자금액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야놀자 홍보실 측은 해당 내용을 “사실 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경영진으로부터 확인한 내용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야놀자에 대한 비전펀드 투자 소식에 대한 기대감은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많은 기업들이 빅딜을 앞두고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철저한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해당 소식이 언론 등 외부에 알려지더라도 어쩔 수 없이 “사실과 다르다”는 식으로 소통한 사례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야놀자 역시 비전펀드 간의 기밀유지협약에 따라 도장을 찍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공개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2011년, 사진=지디넷코리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미국 숙박 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에 투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숙박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해 ‘놀이’와 ‘여가’에 관련된 거의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야놀자에 손 회장의 관심이 쏠렸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호텔관리시스템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발을 넓힌 야놀자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야놀자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천920억원, 영업이익 16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란 어려운 환경에서도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다. 또 이수진 야놀자 총괄 대표는 지난해 초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다양한 숙박, 레저, 액티비티 등 놀거리를 추가하고 다수의 인수합병을 통해 늦어도 2022년 연결 매출 1조원 달성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성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

이 같은 배경 하에 만약 야놀자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야놀자는 국내 기업 중 손정의 회장과 손잡은 네 번째 기업으로 기록 된다. 쿠팡(30억 달러), 아이유노미디어(1억6천만 달러), 뤼이드(1억7천500만 달러)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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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경우 지난 3월 ‘한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며 공모가 35달러(약 4만원)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를 통해 5조원에 가까운 자본을 조달하게 됐으며, 당시 70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에 외신들은 “한국의 아마존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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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국 증권 시장 입성 성공에 국내 상장을 계획했던 ‘유니콘’ 스타트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코스닥 상장을 계획했던 마켓컬리 역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야놀자 역시 비전펀드 투자 유치 성공 시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5년 작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야놀자가 글로벌 시장에 당당히 진출한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지 업계 이목이 더욱 모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