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4.0%로 상향 조정

이주열 총재 "대내외 여건 개선 속도 빨라...통화정책 '당분간' 완화 유지"

금융입력 :2021/05/27 13:22    수정: 2021/05/27 16:48

한국은행이 세 달만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p나 상향 조정했다.

27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로 지난 2월 전망치 3.0%와 비교해 1.0%p 올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강화되고 국내 소비 심리 회복도 빠르게 나타나는 등 대내외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국내 경제를 다시 짚어본 결과 금년 중 경제성장률은 2월 전망치를 큰 폭 상회하는 4.0%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경제 성장 전망 당시 반영되지 않은 추가 경정 예산(추경)의 집행도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 영향을 줬다. 

이 총재는 "2월에는 4차 재난지원금 등 추경을 성장률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현재 추경이 70%가량 집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한국은행의 거시 계량 모형에 따라 추정해보면 추경은 올해 성장률에 0.1~0.2%p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답변하고 있는 모습.

경제성장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올해 1.8%)가 올라갔지만, 이날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주열 총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전개 및 백신 접종 진행 상황 등 경제 회복의 흐름과 속도, 지속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국내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당분간은 완화적 통화정채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다는 점에서 연내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냐는 질문에 이주열 총재는 "(통화 정책)정상화를 서둘러선 안되겠지만 지연됐을 때 부작용도 크다는 점을 같이 고려하고 있다"며 "금통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전개에 달려 있고 적절히 통화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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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테이퍼링을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수 있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 대해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우리가 미뤘다가 연준이 할 때 따라가게 되면 금융불균형 확대라는 부작용 등이 있다"며 "오히려 연준이 완화 기조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내 여건에 맞게 통화정책을 조정하면 여지가 더 넓다"고 답변했다.

이주열 총재는 가상자산(암호화폐)으로 인한 금융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자산의 가격 급등락이 가계 손실에 그치지 않고 관련 대출 부실화로 리스크 금융기관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한국은행은 우선 가계대출의 동향, 암호자산 거래와 연동된 은행 계좌의 입출금 규모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정부와 함께 긴밀히 협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