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공장은 거대한 SW 덩어리···제조업 부흥 열쇠

[대한민국 2030 넥스트노멀] ⑪스마트공장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05/30 10:47

미래 공장은 어떤 모습일까? 완전 자동화로 사람이 하나도 없을까? 아니면 사람과 기계가 공존할까? 또 공존한다면 어느 정도일까? 미래 공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게 제조업 미래라 불리는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은 말 그대로 똑똑한 공장으로 공장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센서, 5세대 이동통신(5G),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을 적용한 공장이다. 이들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향후 스마트공장은 하나의 거대한 소프트웨어(SW) 덩어리가 될 전망이다.

 스마트공장은 비용은 낮추고 생산성은 극대화해준다. 세계 각국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 유연하고 빠른 스마트공장은 높은 고도화 단계에 이르면 기계와 시스템이 스스로 제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스스로 최적화한다. 기계가 스스로 데이터를 교환하고 통신하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사진자료=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스마트공장은 이미 '시작한 미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현존 최고 가성비를 내면서 점차 '디폴트'가 되고 있다. 이에 토지, 자본, 사람이라는 전통적 생산 3요소가 무너지고 있다. 미래공장은 인간이 생산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지는 한편 사람이 수행할 과제는 계속 변할 것이다. 물류 역시 스마트 바람을 피할 수 없다. 디지털과 결합한 스마트 물류는 유연성은 높고 총 비용은 낮출 것이다.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다. OECD 국가 중 1위이다. 경쟁국가인 일본(18%), 미국(12%)보다 높다. 반면 국내 제조 경쟁력은 하락세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 경쟁력은 2014년 4위에서 2015년 5위로, 2020년에는 6위로 떨어졌다.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구원수인 스마트공장에 보다 힘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2023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5G와 AI공장도 늘어

제조업 부흥 열쇠를 쥐고 있는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를 위해 우리 정부도 두 팔 걷고 나서고 있다. 스마트공장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작년 일년동안 보급한 스마트공장은 7139곳이다. 목표치(5600곳)보다 1500곳 이상 많았다.  작년말 기준 우리나라 누적 스마트공장은 1만9799곳이다. 2017년 한해만 5003곳을 보급했고  2018년 2900곳, 2019년 4757곳, 2000년 7139곳을 각각 보급했다. 올해 누적 목표는 2만3800곳이다. 오는 2022년까지 6만 7000여 중소 제조기업 중 3만 곳을 스마트공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중기부 목표다. 

중기부는 올해부터 스마트공장 보급 시스템을 개편했다. 질적 고도화에 더 중점을 뒀다. 최대 지원액도 1.5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었다. 2억원을 지원하는 사업도 새로 만들었다. 대신 스마트공장에 새로 지정되면 주던 지원금은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였다.

특히 중기부는 오는 2023~2025년까지 5세대(5G)와 인공지능 솔루션을 결합한 ‘5세대(5G)+인공지능 스마트공장’ 1000개를 보급할 예정이다. 업종을 대표하는 ’K-스마트 등대공장’ 100개도 구축을 지원한다. '등대 공장'은 등대가 불을 비춰 배를 안내하듯 사물인터넷(IoT)과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인 혁신 공장을 말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만든 개념이다. 국내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2019년 등대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중기부는 기업 집적지(산업단지 등) 와 유사 업종 스마트공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협업을 촉진하는 '디지털 클러스터'도 2025년까지 100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김일호 중기부 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장은 “스마트제조 저변 확대 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을 양적 중심에서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반의 질적 고도화로 전환하겠다"면서 "우리 경제와 산업 근간인 제조업을 스마트공장 기반으로 혁신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미래 스마트공장을 잡아라" 기업들 잇달아 참여

스마트공장이 제조업 미래로 부각하면서 통신사를 비롯해 기업들이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통신사가 대표적이다. 통신사들은 자체 솔루션을 내놓거나 협력 관계를 맺으며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산업용 머신비전 전문기업 코그넥스와 손잡고 '머신비전'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 서비스는 공장에 설치한 카메라로 이미지를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검사와 제품식별, 치수측정을 할 수 있다. 또 5G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스마트공장 전용 클라우드 플랫폼과 딥러닝 비전 분석, 공정 상태 모바일 알림도 가능하다. 서비스 사용자는 촬영한 검사 이미지와 수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 플랫폼에 전송할 수 있고, 수집한 정보는 원격으로 확인할 뿐 아니라 AI로 자동 분석한다. 문성욱 KT 본부장은 "5G에 기반한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다양한 공장 환경에 적용하면 제조업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KT는 앞으로도 스마트공장 상품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는 2030년 제조업에서 15조원 이상 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5G와 로봇이 잘 합쳐지면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스마트공장 바람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텔레콤도 지난해 화신과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스마트공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과 협약을 맺은 화신은 현대자동차 1차 벤더로 국내 최대 자동차 샤시 제조업체다. 협약에 따라 SK텔레콤은 소리로 불량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5년안에 화신의 모든 생산 라인에 적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중소제조기업 혁신을 돕기 위한 스마트공장 솔루션도 월 구독 형태로 제공한다. 이 솔루션은 공장 내 주요 설비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회전수, 진동 및 전류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해 유지보수가 필요한 시점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공장 자동화에 투입된 로봇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SW) 기업 중에는 더존비즈온이 지난 3월 제조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공장 솔루션 ‘MES 10’을 출시했다. MES는 제조 현장 자동화장비 제어, 생산라인 운영, 품질 및 생산정보 분석 등을 통해 생산성 지표를 향상하는 통합 정보시스템이다.  더존비즈온 'MES 10'은 생산관리시스템에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통합했다. ERP와 MES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연동, 업무를 보다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MES 10'은 5G, IoT 같은 첨단 기술과 연계해 스마트공장 구축 효과를 극대화해준다. 전자결재 기능을 탑재해 제조 현장에서 주요한 의사결정을 바로 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우리말 외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등 6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송호철 더존비즈온 플랫폼 부문 대표(상무)는 "스마트공장은 재고 관리, 라인 밸런싱, 공정 이상 같은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공장 운영을 최적화해 준다"면서 "생산현장 자동화와 공정 변경에 맞춰 시스템을 유연히 운영하게 하는 등 현장 상황을 데이터로 가시화하고 의사결정 불확실성을 개선, 기업의 지속 성장 토대를 마련해 준다"고 밝혔다. 일부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화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협력사의 전 생산 과정을 시스템화해 제조 경쟁력을 높이는 상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첨단기술 경연장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한 스마트공장은 AI, IoT, 5G,디지털 트윈, 센서, 메타버스 등이 적용된 '첨단기술 경연장'이다. 예를 들어 근로자는 증강현실을 이용해 각종 부품 정보와 재고 현황, 전체 조립 도면, 공장 가동 현황, 제품 생산 리드타임까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역시 스마트공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다. 생산 공정 등 물리적 공간과 시설을 쌍둥이(트윈)처럼 가상(컴퓨터)에 그대로 옮겨 놓은 것으로,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손실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시뮬레이션을 하려면 방대한 데이터(Big data) 수집(IoT)과, 분석, 예측을 위한 AI 기술이 필요하다.

디지털트윈 이미지. 디지털 트윈은 현재의 물리적 공정을 가상에 옮겨 놓은 걸 말한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도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공장 기술이다. 이 기술은 2018년 가트너가 선정한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엣지컴퓨팅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바로 올리지(업로드) 않고 단말(엣지)단에서 먼저 처리한 후 서버에 보내는 기술이다. 중앙 서버 부하를 줄임으로써 데이터 처리 지연 시간을 줄이고, 즉각적인 현장 대처가 가능하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역할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공장 솔루션도 잇달아 나오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건 제너럴일렉트릭(GE)이 2016년 내놓은 '프레딕스(Predix)'다. '프레딕스'는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이다. 스마트공장 설비 제어와 제조 과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관리 효율을 제공한다. IoT와 엣지 컴퓨팅 기술 기반으로 20만 개 이상 장치에서 나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다. GE에 따르면 GE항공이 프레딕스를 활용해 제트 엔진 고장 예측 정확도를 10% 높였다. 장비 고장에 따른 결항 건수는 1000건 이상 줄었다. 

스마트공장이 만능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개선 프로세스를 포함해 중장기적인 절차와 계획에 따라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마트공장은 일자리를 줄일까

지난 2018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창원의 한 스마트 공장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 대표는 "스마트공장으로 고용인원이 오히려 늘었다"고 밝혔다. 사무에 필요한 기능이 늘면서 추가 고용을 했고, 기존보다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을 공장 자동화에만 초점을 맞추면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 한 면이 있다. 세계적 스마트공장 성공 사례로 꼽히는 독일 아디다스는 실제 운동화 생산 공장을 자동화해 인력을 많이 줄였다. 스마트공장이 꼭 일자리를 줄이는 건 아니다. 자동차 등장으로 마부가 일자리를 잃었지만 자동차가 대세가 됨으로써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겼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사진기가 등장하면서 화가들이 일자리를 잃을 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사진사로 변신해 더 많은 수익을 올렸다"면서 "지난 1~3차 산업혁명을 봐도 줄어든 일자리보다 늘어난 일자리가 더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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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을 적용한 공장은 기존 일자리와 차원이 다른 고부가 일자리를 만든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새로운 공정 및 물류시스템 개발, 로봇 및 로봇용 센서 개발, 자동화 고장 운영 시스템 같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일본에서는 '디지털 트윈' 전문가가 미래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새로운 유망 직종으로 꼽힌다. 

김철환 한양대 교수는 스마트공장이 공장 자동화로 일자리를 줄이는 부분이 있다고 전제하며 "3차 산업혁명에서 일어난 제조 강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 궁극적으로 일자리 보존과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미래 공장에는 공장을 지키는 개 한 마리와 개밥을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을 것이라는 농담이 회자되고 있지만 공장 혁신은 새로운 수요를 창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