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달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모델의 퍼플 색상을 깜짝 공개했다. 보랏빛 아이폰12에 빠져 애플 생태계에 진입해 보려는 소비자라면 궁금해할 애플 기기의 연동성을 체험해봤다.
애플코리아부터 2주간 대여받은 제품은 애플 맥북에어 13형과 아이폰12 퍼플, 에어팟 맥스다.
■ 아이폰12-맥북에어 함께 사용하니 놀라운 편리함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최대 화두는 '생태계 확장'이다. 같은 제조사의 여러 기기를 함께 사용하면서 기기 간 연동성을 제공해 그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것. 그래서 한 번 그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락인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그럼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새로운 고객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충성 고객들에게 계속 새로운 자사 기기를 판매하며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할 수 있다.
직접 애플의 여러 기기를 함께 사용해보니, 애플은 누구보다도 이러한 생태계 전략을 잘 구현해내고 있었다.
아이폰12와 맥북의 연동성은 매우 뛰어났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서로 다른 제조사 제품으로 쓰던 기자의 경우, 맥북 에어와 아이폰12의 연동성이 주는 편리함에 놀랐다.
예를 들어 핸드오프 기능을 통해 아이폰으로 보던 영상을 맥북에서 이어볼 수 있었다. 핸드오프 기능은 맥북,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서 사용 가능하며, 기기가 서로 가까이 있고 동일한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돼있는 상태에서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켜놓으면 이용할 수 있다. 맥북의 독(Dock)바에 아이폰 표시가 뜨고,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면 아이폰에서 보던 콘텐츠를 그대로 이어서 볼 수 있다.
다만, 핸드오프 기능이 모든 앱에서 지원되진 않는다. 사파리, 지도, 캘린더 앱 등은 지원하지만, 유튜브 모바일 앱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아이폰과 맥북이 공통의 클립보드를 사용하는 것도 매우 편한 점이다. 맥북에서 쓰던 내용 또는 이미지를 복사하면, 복사한 콘텐츠가 근처 아이폰 등 다른 기기의 클립보드에도 자동으로 추가돼 다른 기기에서도 같은 내용을 붙여넣기 할 수 있다.
노트북과 핸드폰 간 연동이 되지 않아 핸드폰에서 본 사진이나 내용을 PC로도 보고 싶을 땐 늘 카카오톡 등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해당 콘텐츠를 전송하곤 했는데, 애플은 공통의 클립보드를 사용하니 이러한 불편함이 없어졌다. 맥북으로 텍스트, 사진, 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보다 아이폰으로 옮기고 싶을 땐, 복사한 뒤 아이폰을 켜서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 맥북으로 통화·문자까지 모두 OK…모바일 경험 그대로
맥북 하나만으로도 아이폰의 경험을 그대로 할 수 있다. 아이폰과 맥북을 번갈아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맥북 하나만으로 통화부터 메시지 전송 등까지 스마트폰으로 가능한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핸드오프와 마찬가지로 아이폰과 맥북이 가까이 있고 동일한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돼 있으며, 와이파이가 켜져 있다면 맥북으로 전화를 받고 걸 수 있다. SMS 및 MMS 메시지 또한 맥북에서 이용할 수 있다.
맥북과 아이폰은 이외에도 동일한 애플리케이션 아이콘을 사용하는 등 통일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처음부터 맥북과 아이폰을 함께 사용한다면 적응하기 쉬울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경우 추후 맥북이 아닌 다른 노트북으로 이탈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1월 출시한 애플의 첫 무선 헤드폰 '에어팟 맥스'도 맥북, 아이폰12와 끊김 없는 연결성을 보여준다. 아이폰12와 맥북에 미리 블루투스로 연결을 해 놨던 상태라면, 맥북에서 에어팟맥스를 연결해 듣고 있다가 아이폰을 작동하게 되면 추가 작업 필요 없이 오디오가 아이폰으로 자동 전환된다.
■ 기기 간 긴말한 연동성→높은 생산성으로 연결
기자의 경우 스마트폰은 갤럭시를, 태블릿은 아이패드를, 노트북은 레노버를 쓰고 있다. 기기 간 연동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조합이다.
그렇다 보니 불편한 점이 참 많았다. 카카오톡과 네이버 클라우드 등 서드파티 앱을 통해 기기 간 콘텐츠를 공유해야 했다. 서드파티 앱의 의존도가 매우 높다 보니 기기마다 서드파티 앱을 무조건 설치해줘야 하는 등 콘텐츠 연동의 번거로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는 불편함 등이 따라왔다.
같은 제조사의 기기들끼리의 높은 연동성을 경험해 보니 왜 제조사들이 저마다 '생태계'를 강조하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긴밀한 기기 간 연동성은 높은 생산성으로 연결됐다.
공통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 그리고 긴밀한 연동성을 통한 편리함. 그로 인해 결국 맥북을 쓰던 사람은 아이폰을 사고 싶게 되고, 아이폰을 쓰던 사람을 맥북을 사고 싶게 되는, 맥북과 아이폰이 있다면 에어팟 또는 애플워치를 사고 싶게 되는, 즉 새로운 기기가 또 다른 기기의 구매 욕구를 높이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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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하나의 생태계에 발을 들이게 되면 기기를 저마다 다른 제조사 것으로 섞어 쓰지 않게 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생태계의 힘이다.
모두의 손에 스마트폰이 들려 있고, 저마다 개인용 노트북을 가지고 있는 세상에서 이제는 단순히 한 기기의 장점만을 강조하면서 많이 파는 시대는 지나갔다. 기기 간 연동성을 얼마나 더 잘 구현하느냐, 그로 인한 편리함과 높은 생산성을 누가 더 사용자에게 많이 제공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생태계 전쟁은 앞으로 더욱 고도화되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