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제약 넘어 일상화된 하이브리드 업무

[대한민국 2030 넥스트노멀] ①원격근무

컴퓨팅입력 :2021/05/20 08:44    수정: 2021/05/20 10:04

남혁우, 김우용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이후 우리 삶은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무 환경은 1년 만에 일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도입 초기 업무 효율성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됐다. 하지만 오히려 지난 1년간 장점을 드러내며 새로운 근무 형태를 제시하는 중이다.

노트북, 스마트폰만 있으면 시간, 장소 제약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몇 시간씩 낭비하던 출퇴근으로 인한 피로를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기업 역시 사무실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을 줄여 보다 비용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IT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경험한 만큼 재택근무와 출퇴근 근무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업무 형태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일상화된 비대면 업무, 원격 서비스 저변 확대

원격 솔루션 분야 성장세는 코로나19 이후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IT업계에선 재택근무와 출퇴근근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이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추후 코로나19 같은 재해를 대비하고, 재택근무와 출퇴근근무의 장점을 결합해 보다 유연하면서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관련 업계에선 게임, 핀테크 등 IT 관련 분야에서 시작해 제조, 물류 등 인력 중심 산업도 가상현실(VR), 메타버스 등과 연계해 저변 확대할 것으로 분석 중이다.

비대면 솔루션 리모트뷰를 제공하는 알서포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다.

협업 솔루션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의 경우 사용자 수가 지난 2019년 6월 1천300만 명 수준에서 지난 4월 1억4천500만 명을 넘어서며 10배 이상 증가했다.

재택근무 활성화로 급격하게 성장 중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는 “코로나19 시대처럼 전사, 전체 재택근무는 아니더라도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일주일 중 일부는 재택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용노동부도 임산부, 부상 또는 노부모 돌봄 등 재택근무 우선 적용 직원에 대한 사규 마련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무엇보다 직원을 비롯해 경영진도 재택근무의 장점과 비즈니스 연속성 플랜(BCP)으로서의 중요성, 그리고 업무 방식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시대적 변화 요구를 체감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는 지속적으로 활용, 확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IT업계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요 기술로 클라우드 기반 업무 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노트북, PC 등 재택근무 환경에 필요한 장비를 모든 직원에게 제공하고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재택업무의 다수를 차지하는 개발, 연구 등 IT업무를 위해선 고성능 컴퓨팅 장비가 요구된다. 하지만 비용 한계로 모든 재택근무자에게 고성능 장비를 제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가상환경을 이용해 성능이 낮은 업무용PC에서도 업무용 고성능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어 업무 비용 절감에 효율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과 오피스 제품을 가상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인 클라우드PC를 준비 중이다.

공간 제약 없앤 원격근무, 수도권 떠나는 직장인

재택근무의 일상화로 직장인의 생활권이 수도권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시된다.

업무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고, 출퇴근 부담이 줄면서 집값이 낮은 교외를 거주지로 선택할 가능성이 확대된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 수용을 위해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보다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구글과 트위터 등 해외 IT기업도 비용절감과 더불어 먼 거리에 위치한 양질의 개발자 확보를 위해 영구 재택근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9월 출근 정상화를 실시하는 구글의 경우 영구 재택근무 직원을 신청 받고 있다. 구글은 전체 직원 중 약 20%가 영구 재택근무를 신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위터도 지난해 12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코로나 이후 영구 재택근무제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북미 IT전문 매체인 UC 투데이는 화상회의 등 재택근무를 통해 비즈니스 운영 비용을 약 30%가량 절감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미지=pixabay)

에스넷 김성욱 이사는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 도입 후 사무실 운영비, 유류비, 주차지원비, 출장 비용 등을 절감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직원 역시 출퇴근으로 인한 따른 피로 등 비효율적 부분을 줄이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 지원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코로나19 종료 이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디지털 노매드가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형수 대표는 “국내에서도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격근무를 통한 제주도 살기, 휴가지에서 근무하기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동산, 집값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재택근무와 거점 오피스 활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출퇴근 부담만 덜어져도 기업의 위치에 상관없이 직원들의 거주 지역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며, 수도권 인구 과밀 현상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기업에서는 출퇴근 거리에 부담을 느끼는 훌륭한 인재들을 확보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재택근무 부작용 극복 솔루션 성장 주목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방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도입됐다. 사전 테스트 없이 급격하게 도입되면서 업계에선 부작용을 우려했다.

실제로 1년 이상 재택근무가 지속되며 혼자 일하면서 겪는 소외감과 우울증, 소통의 부족으로 인한 유대감 저하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발표한 업무 동향 지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국내 근로자 중 46%가 원격근무로 인해 동료와의 소통이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중 58%는 원격근무로 인해 지쳤다고 답했으며, 50%는 직장동료와 대면하는 시간이 늘어나길 원한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업무동향지표에 따르면 전 세계 직원 중 41%가 올해 회사를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고 답했다(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IT서비스 업계에선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업무와 개선된 협업 솔루션 등을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할 방안이다. 특히 기존과 달라진 업무 방식에 대한 관리 및 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업무와 사생활을 분리하기 위한 시스템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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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오성미 팀장은 “직원들은 재택근무와 출퇴근근무 등 주어진 환경에 따라 행동이 자연스럽게 달라진다”며 “두 업무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업무 환경을 함께 관리하기 위해선 이에 적합한 관리도구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직원이 보이지 않는 재택근무 중 업무 진행을 관리하고, 직원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그리고 팀원 간 결속력에 문제가 없는지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선 직원의 업무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사이트 도출할 수 있는 전문 솔루션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