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공공에서 훨훨 나는 이유

임태건 상무 "품질·투자·경험...삼박자 맞아 결실"

컴퓨팅입력 :2021/05/07 08:47    수정: 2021/05/07 22:01

공공 IT 시장이 국내 클라우드 업체들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범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정부 혁신'이 추진되고, 민간 클라우드 도입에 적극적인 공공 기관이 늘어나면서다. 올해 공공부문 클라우드 사업에서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85% 늘어난 3천5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공공 시장에서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업체는 네이버클라우드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공공 분야에서 굵직한 도입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지난해 온라인 개학에 맞춰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e학습터를 구축했고, 올해는 오는 2022년까지 사용을 연장하기로 계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는 벤처, 연구소 및 대학 1천여 곳에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지원해주는 사업에도 네이버 클라우드가 2년 연속 공급을 맡게 됐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공공기관 최초로 내부 업무 시스템을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택하기도 했다. 또,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된 세종과 부산에도 IT 인프라로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이 쓰일 예정이다.

공공시장에서 성과는 네이버클라우드 실적을 견인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됐다. 올해 1분기 네이버클라우드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을 168%나 끌어올린 데는 공공 부문의 공이 컸다. 1분기 공공 영역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임태건 상무

공공 IT 시장에서 네이버클라우드가 훨훨 날고 있는 이유는 뭘까. 최근 만난 네이버클라우드 임태건 상무는 "클라우드 상품의 품질, 과감한 선투자, 네이버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 이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 4년간 클라우드 상품의 품질을 글로벌 경쟁사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 또 과감한 선투자 집행으로 고객 요구사항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네이버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로 고객이 직면한 문제에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노력한 점. 이 세가지 요소가 네이버클라우드의 핵심 경쟁력이고 공공 시장에서도 통했다는 게 임 상무의 설명이다.

일문일답 형태로 네이버클라우드가 공공 IT 시장에서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던 비결과 앞으로의 계획을 정리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국산 업체 3파전...왜?

Q.공공 시장에서 선전이 눈에 띈다. 매출 비중은 어떤가

"지금 세일즈 조직은 인더스트리별로 공공, 의료, 제조유통, 커머셜, 엔터프라이즈, 금융 6개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데, 클라우드 매출의 33%가 공공에서 나온다. 많긴 많다.

우리는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들 보다 후발주자다.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규제 시장으로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고 봤다. 공공뿐 아니라 금융과 의료까지 3개 분야에 집중했고, 다행히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Q.규제 시장이라고도 말했는데,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의 진입을 막는 허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공 시장에 진입하려면 당연히 공공이 제시하는 규격을 맞춰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이다. 외국계 클라우드도 CSAP 인증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인증을 받으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그런데,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의 한국 리전은 보통 컨테이너박스처럼되어 있다. 한국지사가 열어볼 수도 없다. 글로벌 본사 규격에 맞춰 가져다 놓은 것이다. 공공 시장에 들어가려면 이 컨테이너를 다 뜯어서 인증 받아야 한다. 아니면 IDC를 빌려서 별도의 리전에 하드웨어를 다시 넣어야 한다. 외국계 클라우드 업체들이 한국 공공 시장만을 위한 장비를 따로 사겠는가? 절대 안 산다. 그들에게는 너무 작은 시장이다.

인증이 필요한 시장은 인증을 받은 사람들끼리 경쟁이다. 이 허들을 넘지 않으면 경쟁에 끼지 못하는 거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획득한 인증

Q.국내 클라우드 업체 중 네이버클라우드가 많은 선택을 받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먼저 클라우드를 필두로 B2B IT 시장의 유통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부터 하고 싶다. 전통적인 B2B는 업자들이 다 해줬는데, 클라우드는 B2C처럼 고객들이 물건을 고르는 방식이다. 네이버가 B2B 클라우드에 진입한 것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근에는 공공 기관들이 IT를 도입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업자를 선정해 다 맡기는 게 아니라, 서비스 지향적으로 바뀌는 중이다.

네이버가 잘 할 수 있는 게 서비스 정신이고,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려고 하고 있다. 공공에서도 그런 점을 높게 평가해주는 것 같다."

"클라우드 품질, 과감한 선투자, 운영경험...네이버클라우드 핵심 경쟁력"

Q.네이버클라우드 경쟁력이 궁금하다. 우선 무엇보다 상품이 좋아야 할 것 같은데.

"가장 먼저 클라우드의 품질을 꼽고싶다. 네이버는 B2B를 중요 신사업으로 정했다. 그래서 네이버에서 만드는 각종 서비스의 B2B 버전을 만들고, 다 클라우드 위로 올리고 있다.

클라우드를 쓴다는 것은 업체가 제공하는 하드웨어 인프라도 있지만, 클라우드 위에 올라가 있는 서비스를 쓴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로운 서비스가 계속 연결되는 지 반드시 봐야한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상품 수는 179개다. 고객들이 만족하려면 서버스, 스토리지, 네트워크 말고도 정말 많은 상품이 필요하다. 그 상품이 없으면 클라우드 쓸 이유도 없다. 특히 국내에서 사업하는 업체들은 광고, 쇼핑, 지도, 번역이 다 한국 시장에 특화돼 있는 네이버클라우드를 쓰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Q.KERIS e학습터 구축을 위해 수백억대 선투자를 결정했다고 들었다.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한 요인으로 보인다.

"클라우드는 투자가 아주 많이 필요한 사업이다. 처음에 남는 자원을 가상화시키는 것은 쉬운데, 고객들이 원하는 게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수요에 맞춰) 다 준비해야 한다. 또 계속 최신 장비를 넣어야 하고, 반드시 AI 관련된 기능이 있어야 한다.

KERIS는 지난해 코로나가 터지면서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150만 명이 동시접속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전 시스템은 단 500명이 동시접속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장비를 엄청나게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우리는 요청을 받고 예산 없이 일단 선발주를 넣었다. 네이버니까 할 수 있었던 결정이라고 본다.

과감하게 선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플랫폼 비즈니스 회사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처음에 좀 손해를 보더라도 어느정도 고객을 확보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며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일을 잘한다. 클라우드 비즈니스와 결이 맞다.

만약 2년 이내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책임을 묻는 조직이라면 클라우드나 플랫폼 사업으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네이버는 그런면에서 클라우드 사업이 잘 맞는다. B2C 회사인 아마존이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성공시킨 것과 같다.

네이버는 아마존 같은 B2C 회사인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서비스 마인드와 인프라 능력을 가지고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조감도.

Q.네이버를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도 중요했다고

"우리는 네이버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대용량 트래픽을 감당해본 경험이 많다. 200만명이 몰려도 병목현상이 날 부분을 운영진들이 잘 찾아낸다. 이거는 클라우드 기술만으로는 안되고,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e학습터에 클라우드만 제공하고 끝낸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이 잘 작동할 수 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만들었다. 개발 중에 동접자가 늘어나면 서버뿐 아니라 앱도 오토스케일링이 되어야 하는데, e학습터에 들어간 시스템은 오토스케일링이 안되는 구조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그래서 우리는 클론을 여러 개 만들고 권역별로 사용자를 분산시킬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자고 했다. 이런 것들은 대용량 트래픽 처리해본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클라우드 차제도 품질이 좋아야하고, 선투자할 수 있는 결단력, 운영 노하우 이 삼박자가 맞았다고 본다."

네이버클라우드 "국내1위 굳히고 세계로 간다"

Q네이버클라우드의 올해 목표는?

" 국내 업체 중에 1위 사업자를 하겠다는 목표는 이미 이뤘다고 본다. 이제 설립 4년 차가 된 만큼 메이저 클라우드 벤더가 되자는 게 새로운 목표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좋은 사업자가 나타나면 그 자리를 언제든 뺏길 수 있다. AWS가 잘하고 있는 일반 커머셜, 스타트업 영역에서 우리가 상품을 더 많이 만들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따라가 보려고 한다. 또 글로벌로도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몇 가지 가능성 있는 시장을 두드리면서 해외 사업 기반을 좀 마련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