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술로 집을 둘러보고, 전자계약으로 집을 계약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어렵게 '발품' 팔지 않아도 집에서 PC나 모바일로 집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하고, 부동산에 가지 않고 모바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돈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돼서다.
부동산 정보 업체 다방은 올 7월 VR룸투어, 동영상 홈투어, 전자계약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앱에서 검증된 매물을 골라 집을 구경하고, 계약과 송금까지 ‘온라인’ 상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이 다방 전자계약시스템의 골자다.
이전까지 부동산정보 플랫폼은 주변 시세를 확인하고, 집 위치, 월세, 관리비, 주차, 옵션과 구조 등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임차인이 부동산 플랫폼에서 집의 대략적인 조건을 알아낸 뒤, 직접 부동산에 방문해 집을 돌아보는 것이 현재까지의 주된 부동산 거래 방식이다.
그런데 전자계약시스템이 도입되면, 이전처럼 임차인이 직접 발품 팔지 않고도 집을 고르고 그 자리에서 집 계약까지 마칠 수 있게 된다.
전자계약시스템 상에서는 임대인이 직접 본인 소유 부동산을 플랫폼에 등록하고, 임차인은 동영상, 3D, VR 홈투어 등 시각 정보를 통해 매물을 파악한다. 다방 내 매물검증팀이 분석한 50여 개의 체크리스트를 통해 수압, 곰팡이, 온수 등을 확인할 수도 있다. 임차인과 임대인은 플랫폼 내에서 곧장 온라인 서명을 통해 집 계약을 성사시킨다. 집 계약 과정에서 임차인이 둘러본 집과 최종 계약한 집의 정보는 다방허브의 세대관리 정보에 반영돼 데이터화된다.
또 다른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도 앱 내에서 정보 축약과 고도화에 주력 중이다. 현재 직방은 VR 룸투어, 3D단지 투어, 빅데이터로 인구밀집도 보기 등 다각화된 정보를 제공 중이다.
직방 관계자는 "요즘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프롭테크’라는 단어가 우리 일상과 가까워지고 있다"며 "직방도 부동산 정보 3D 구현을 통해 창에서 보는 풍경, 일조권, 어린이 놀이터 시설, 지하주차장 내 출입구 등 디테일한 정보까지 플랫폼으로 볼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내에서 부동산 정보를 다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이용자 편익은 증대했지만, 발품을 팔아야 안심이 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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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는 “지금은 직접 집을 둘러보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장판 상태, 냄새, 보일러, 옷장 여닫을 때 소음 등 개인만의 상대적인 기준과 취향이 있어 체크리스트로만 파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데이터가 더 쌓인다면 전자계약시스템만으로도 집을 결정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소비자는 “집 계약시 집 주인의 성향과 집 분위기까지 본다”면서 “앞으로도 수치나 시각적으로 구현할 수 없는 부분은 직접 발품을 팔아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