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디지털 채널을 통한 신규 대출 및 펀드 가입 비중이 창구를 넘어섰다.
특히 번거로운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모바일 뱅킹 대출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가입 비중은 50% 이상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비금융 서비스를 탑재해 고객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단행 중이어서, 이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올해 1분기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지주의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의 디지털 채널을 통한 대출 가입 비중은 50%를 상회했다.
신한은행의 올 1분기 디지털 커버리지 비중은 여신 부문서 60.1%로 집계됐다. 디지털 커버리지는 총 신규 거래 건수 중 디지털을 통해 이뤄진 신규 거래 건을 나눠 계산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디지털로 이뤄진 신용대출 비중은 86.9%에 육박했다. 대면 채널서 이뤄진 비율은 13.1%에 지나지 않아 이미 소액 및 마이너스·한도 대출의 주 채널이 디지털이 됐음을 시사했다.
KB국민은행의 디지털 채널로 가입한 대출 비중은 32.7%로 가장 낮았다.
은행업권 관계자들은 "대출 시 필요한 서류를 직접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스크래핑 기술 등을 도입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모바일로 대출을 신청한 건이 늘어나고 있으며, 영업 시간에 큰 제약이 없어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입을 모았다.
서류 작성이 까다로운 신규 업무서 디지털 가입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투자자 성향 분석 및 서명을 많이 해야 하는 펀드 가입도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 'KB스타뱅킹'을 통해 펀드에 가입한 비중은 올 1분기 50.0% 수준이며, 하나은행의 모바일 뱅킹 '하나원큐(1Q)'를 통한 펀드 가입 비중은 92.8%에 달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으로 금융 상품 가입 절차가 더 까다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간단한 예·적금 외에도 복잡한 금융 투자 상품인 펀드 가입은 디지털 채널로 몰릴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은행들은 금융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금융 정보와 비금융 서비스를 모바일 뱅킹에 포함시키고 있다. 모바일 뱅킹 체류 시간과 활성 고객을 늘려 다른 금융 상품 가입을 권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채널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가장 처음 디지털 커버리지 비중을 공시한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디지털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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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는 디지털 고객 중 6개월 간 총 거래의 50% 이상을 비대면서 실시한 고객 수가 올 1분기 1천12만명으로 집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디지털 플랫폼 누적 가입자 수가 1천202만3천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