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내재화 흐름에 대해 업계 우려와는 달리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제조기술 진입장벽이 높기도 하지만, 완성차 업계가 배터리 업체 협력 없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수요를 감당할 순 없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전무)은 28일 LG화학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를 포함한 톱 티어(Top-Tier)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수주 규모를 늘리겠다"고 했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배터리 물량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도 지난달 개최한 '파워데이'를 통해 배터리 내재화를 공식화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포드도 1억8천500만달러(약 2천58억원)를 투입해 미국 미시간 주 남동부에 배터리 개발센터를 구축한다. 이들 외에도 GM과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제조 기술에 투자 중인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장 전무는 "전기차 시장 급성장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은 안정적인 조달 목적으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다거나, 공동투자를 한다거나, 자체 생산 노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기 전까진 국내 3사가 이끄는 배터리 업계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지만, 그 이후엔 대규모 수익원을 하나 둘 잃을 가능성도 있다. 폭스바겐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3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이에 대해 장 전무는 "OEM들이 전기차 배터리 수요량 전체 물량을 모두 내재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은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엔 여러 형태의 진입장벽이 있고 다수의 핵심 기술, 특허 뿐 아니라 오랜 양산 노하우가 축적돼야 한다"고 했다.
전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도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은 "대규모 캐파를 내재화하는 데에 상당한 시행착오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테슬라에 이어 폭스바겐도 내재화 계획을 밝힌 것은 그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부사장은 "오랜 기간 기술개발과 나름의 양산 역량 노하우가 종합적으로 필요한데, 전기차 규모를 키우는 OEM 업체 입장에선 내재화 캐파만으론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차량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지업체들과도 협력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기술과 양산 경험을 보유한 당사 제품에 대한 OEM 수요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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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제조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기술 영역을 업계가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 양산도 그 중 하나다. 전고체배터리는 전해질을 고체로 사용해 전력량을 늘리고 폭발 위험을 줄이는 한편,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의 역할까지 대신해 배터리 구조도 단순화한다.
삼성SDI는 전고체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3년 소형 셀, 2025년 대형 셀 검증을 각각 마친 후인 2027년으로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용화 시점을 2028~2030년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부터 개발 인력 충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