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개인 판매자 정보 수집 의무화, 판매자와 소비자 간 분쟁 발생 시 소비자에게 개인 판매자 정보 제공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개선 및 일부 내용 삭제를 권고했다.
개인정보위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권고했다.
개정안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 사업자가 개인 판매자의 ‘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수집)토록 했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위는 비(非)실명 기반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가 지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비실명 거래를 하고 있는 2천만명의 성명,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추가 확인해야 하고 ▲추가 확인하는 개인정보의 유·노출과 오남용 위험도 배제할 수 없음은 물론 ▲향후 개인정보의 수집을 최소화하는 사업 모델이 법률 상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 사례를 살펴보더라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일률적으로 개인 판매자 정보 수집을 의무화할 근거가 미약하다고 봤다. 작년 비실명 거래 5천900만여건 중 분쟁조정 신청 건수가 368건에 불과한 점, 경찰청에 접수된 사기 민원 약 12만건 중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경우 대다수가 실명 확인을 통해 성명과 전화번호를 알고 있는 경우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개인정보위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로 하여금 중개 서비스라는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필수가 아닌 정보를 수집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상 개인정보 최소 수집의 원칙과 배치돼 개인 판매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봤다. 따라서 개인 간 거래를 위한 필수 정보인 연락처와 거래 정보로 최소화하고, 공적 기구에 한해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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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개인 판매자와 소비자 간 분쟁이 발생한 경우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개인 판매자의 성명, 전화번호, 주소 등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도록 의무화한 것에 대해서는 삭제 의견을 냈다. 소비자와 개인 판매자간 불미스러운 방식의 사적 해결을 조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권고 취지에 따라 소비자 보호와 개인정보 보호의 조화를 이루는 개정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