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28일 발표한 가운데, 유족들이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을 어떻게 나눌 지는 공개하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유족들은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2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전체 유산 중 12조원 이상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서 6차례로 나눠서 납부할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보통주 4.18%와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6%, 삼성SDS 0.01% 등이다. 여기에 부동산, 현금성 자산, 기타 재산 등을 추가해 상속세 규모만 12조원이 넘게 됐다.
삼성 일가는 지난 26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의 대주주 변경 신고를 하면서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 20.76%를 분할하지 않고 공동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30일 이전에 지분율을 정해 변경 신고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날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자녀가 얼마씩 지분을 상속할 것인지 공개되지 않으면서 지분 분할 공개 시점이 모호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공개한 상속안을 살펴보면 사회공헌 부분을 매우 강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분 분할 얘기가 나오면 사회공헌 이슈가 다소 묻혀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 부회장이 이 회장 주식 상당수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현재 삼성물산은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반면,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의 보유 지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삼성물산이 지주사가 되면 수십조원을 들여 자회사가 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30% 이상 늘려야 해 이에 따른 자금 부담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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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상속 비율대로 주식 지분을 나눌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법정 비율로 상속받으면 홍라희 전 관장이 9분의 3, 이재용 부회장·이부진 사장·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9분의 2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분 배분은 가족 간 협의가 조만간 잘 마무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