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MZ세대 노조 설립 잇달아..."공정·투명성 중요"

LG전자 이어 현대차로 확산... 기업 새 소통 문화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21/04/27 16:32    수정: 2021/04/27 17:11

MZ세대(1980~2000년대생)를 중심으로 공정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사무직 노조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LG전자를 시작으로 현대차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까지 사무직 노조 결성 물결이 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26일 현대차그룹의 사무직 직원들로 구성된 '현대자동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며 출범을 공식화했다. 

현대차 사무직 노조 설립 총회 참석자들(사진=대상노무법인)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당초 회사별로 조합을 결성할 계획이었으나 그룹사 차원의 산별 노조를 만든 뒤 회사별 지부를 설립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직원 중 사무직 노조 가입 의사를 밝힌 직원은 약 500명이다. 이 가운데 MZ세대는 80%가 넘는다.

노조는 28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받으면 본격적으로 사무·연구직 직원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정규직 직원뿐 아니라 비정규직, 계약직, 별정직까지 모두 가입을 허용한다.

현대케피코 2년 차 연구원인인 이건우 현대차 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무·연구직의 목소리를 전달할 특별한 창구가 필요하다고 느껴 별도 노조 설립을 결정했다”며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로 차별화하겠다”고 전했다. 

LG 트윈타워

LG전자에서도 지난 3월 사무직 노조가 설립됐다.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은 현재 노조원 수가 3천5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절반 이상이 20~30대로 알려졌다.

LG전자 사람중심 노조는 현 교섭 대표인 기능직 노조와 분리된 별도의 교섭 대표 자격으로 사무직 근로자들을 위한 임협을 추진하고 있다.

4년 차 연구원인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위원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이나 연봉, 인사평가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올해 성과급 기준이 발표되고 도저히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노조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불통이 가장 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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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기업,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서 (노조로) 모이고 뭉치는 것”이라며 “굉장히 고무적이고 중요한 발걸음이다”고 설명했다.

오 집행위원장은 “처음에는 자신의 연봉에 대한 문제제기로 시작하지만, 그러다 보면 열악한 노동환경에 있는 직원들에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며 “그 과정에서 현명하게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