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 안 쓴다고 바다오염 0.1%도 막을 수 없는 이유

"상업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 탓"...넷플릭스 ‘씨스피라시’ 다큐 주목

과학입력 :2021/04/25 11:42    수정: 2021/04/26 11:22

바다오염의 주원인이 빨대와 같은 플라스틱이 아닌, 상업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 때문이라는 다큐멘터리 한편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최근 유튜브 채널 ‘엉준’을 통해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약 14분의 영상에서는 바다오염의 진짜 이유가 플라스틱이 아닌, 거대해진 상업적 어업 때문일 수 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씨스피라시에 따르면 바다쓰레기 중 플라스틱 빨대 비중은 0.03%다. 반면 바다쓰레기 중 46%는 그물로 조사됐다. 또 1분마다 트럭 1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제공=이미지투데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알리 감독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상업적인 고래 사냥을 재개한 일본 와카야마 현의 다이지를 찾는다. 하지만 경찰의 불시 검문과, 위장 경찰의 감시를 받게 된다. 그러다 그가 목격한 장면은 수많은 돌고래들의 무자비한 학살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돌고래를 잡는 진짜 이유는 돌고래가 참다랑어(참치) 잡이를 방해하기 때문이었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돌고래가 희생되고 있던 것.

상어도 남획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 고급요리인 샥스핀 때문이다. 상어는 지느러미만 잘려져 바다에 버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바다를 건강하게 하는 최대 포식자인 상어가 사라지면, 그 밑 단계의 포식자가 먹이 부족으로 없어져 먹이사슬의 종말을 앞당긴다고 지적했다. 매년 상어는 사람을 10명 죽이지만, 사람은 시간당 1만~3만 마리의 상어를 죽인다. 특히 죽는 상어 절반은 부수어획, 즉 어쩌다 잡히게된 뒤 죽게 된다. 다른 물고기를 잡을 때 우연히 그물에 걸렸다가 죽음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영상에서 환경 전문가는 바다생물이 진짜 사라지는 이유는 기후변화도, 해양 오염도,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이 아닌 어업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이 같은 이유를 환경단체 조차 간과하는 이유가 이들이 해산물 판매를 촉진하는 협회로부터 지원을 받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플라스틱 때문에 죽는 바다거북이 연간 1천 마리로 추산되는 반면, 부수어획으로 죽는 바다거북이 연간 25만 마리나 되는데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씨스피라시

영상은 그 동안 정부와 환경단체들은 플라스틱 빨대와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야 고래, 바다거북 같은 해양생물을 살릴 수 있다고 알려왔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어업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한다. ‘지속 가능한 어업’이라는 포장된 말로 상업적인 어업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영상에서는 전세계 바다에서 1년 동안 2조7천억 마리 물고기가 잡히는데, 이 속도면 2048년이 되면 바다는 텅 비게 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바다 생물이 사라지면 탄소배출의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바다생물들이 해저로 가라앉을 때 탄소를 격리해주는데, 이들이 사라지면 지구 대기에 탄소가 가득해진다는 것. 또 바다는 이산화탄소 전체의 93%를 저장하는데, 만약 물고기가 사라지고 해조류가 죽어 그 중 1% 이산화탄소만 지상으로 올라와도 9천700만대의 자동차가 내뿜는 배출가스가 지구 환경을 무너뜨리게 된다. 아무리 전기차로 바꿔 타고, 공장을 줄여봤자 바다가 죽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영상에서는 바다 30%만 보존돼도 지구의 멸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보호되는 해양 지역은 전체의 5%. 그런데 이 지역의 90%는 어업이 허용되고 있어 실제로는 0.5% 지역만 보호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93%를 바다가 저장하고 있다(유튜브 채널 엉준 캡처)

영상 속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어획은 마케팅 수단일 뿐 이는 불가능 하다”면서 “많은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유럽 연합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지속 가능한 어업을 늘리는 게 답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불법 어획을 감시하는 개인들은 실종과 살해협박을 받고 있으며, 상업 어업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거대해졌고 각종 환경단체를 매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상에서는 생선 섭취를 줄이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생선을 덜 먹으면 중금속 같은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도 있고, 생선에 풍부하다고 알려진 오메가3는 해조류를 먹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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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엉준은 영상을 마무리 하며 실제 바다를 찾아 해변에 널린 그물, 밧줄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스티로폼 쓰레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파도와 바람 등에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이 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이 다큐가 실제라면 모든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태풍오고 난 다음날 바닷가 가보면 어부들이랑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끝에서 끝까지 가득 있다”, “환경오염 줄이자고 분리수거하고 플라스틱 안쓰면 뭐하나...무기력해진다”, “꼭 넷플릭스 가서 1시간30분짜리 원본 다큐도 보세요. 소말리아 해적이 왜 생길 수밖에 없는지 정말 충격적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살해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