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미디어인 케이블TV와 신생 미디어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터넷방송 간 콘텐츠 협업이 활발하다.
매해 이용자 수 감소를 겪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신생 미디어와의 공동 콘텐츠 제작으로 새 활기를 불어넣는다. 케이블TV와 OTT 양 채널에 한해 자신들이 투자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점 제공해 차별화를 유지하면서도, 두 플랫폼에서 시청자를 모을 수 있어 파급력 또한 배가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OTT 측면에서 보더라도 케이블TV와의 협업은 괜찮은 선택지다. 초기 OTT는 기존에 제작된 영화와 지상파, 종편 방송 콘텐츠 등을 구매한 뒤 제공하는 서비스에 집중했다면, 이후엔 OTT 서비스들마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차별화를 뒀다. 이번 케이블TV 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출구전략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리지널 콘텐츠 공동제작…상호독점으로 '윈-윈' 기대
SK브로드밴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웨이브 등과 손잡았다. 최근 SK브로드밴드의 복수채널 사용사업(MPP) 자회사 미디어에스가 지난 8일 개국한 채널인 ‘채널S’를 통해 카카오TV와 웨이브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SK브로드밴드가 SM C&C와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공동 제작하기로 최신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들 콘텐츠도 채널S에서 송출된다. 방송 후 VOD는 SK브로드밴드의 OTT 서비스 ‘Btv’로 제공된다.
채널S는 다른 TV 채널에선 볼 수 없는 독점 콘텐츠로 70%를 편성했다. SM C&C와 공동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MC 강호동과 어린이들이 등장하는 ‘잡동산’, MC 신동엽을 앞세운 ‘신과 함께’ 등도 방송한다.
카카오TV의 인기 콘텐츠 '맛집의 옆집', '개미는 오늘도 뚠뚠', '찐경규', '며느라기' 등도 채널S에서 방영한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모바일 상에서 이용할 수 있던 카카오TV나 TV·모바일 기기 웨이브 앱에 따로 들어가지 않고 TV 채널 상에서 바로 이들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모바일에서 미러링 기능을 통해 TV로 보낼 수 있는 번거로움도 없다”고 설명했다.
티캐스트는 국산 OTT 왓챠와 TV 예능 프로그램 ‘노는브로’를 공동 투자·제작한다. 노는브로는 노는언니의 후속작으로 박용택, 전태풍, 김요한, 조준호 등 유명 남성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해 관심을 모은다. 노는브로는 5월 중 티캐스트 E채널에서 방송될 예정이며, 왓챠에서 독점으로 서비스 된다.
딜라이브는 앞서 두 사례와 결이 다른 전략을 펼친다.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는 OTTv플랫폼으로 OTT 서비스를 표방한다. OTT셋톱박스를 설치하기만 하면 지역 채널의 한계를 뛰어넘어 전국 어디서든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시청할 수 있는 OTTv플랫폼을 운영한다.
딜라이브는 최근 비디오빌리지, 플레이타운 등 크리에이터 소속사(MCN)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각각의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하는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콘텐츠를 제공한다. OTTv플랫폼에 비디오빌리지 앱, 플레이타운 앱을 탑재해, 따로 유튜브에서 이들을 검색하지 않고 바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케이블TV, 이용자 수 감소에 'OTT 문법' 수용 묘안
케이블TV와 OTT의 합종연횡은 서로 간 채널을 개척했다고 볼 수 있다.
케이블TV는 매해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추세다. 케이블TV 점유율은 IPTV에 밀려 2008년 86.7%에서 2019년 39.9%로 줄었고, 가입자 수는 2019년 1천348만명으로 전년대비 1천380만명에서 2.4% 감소했다.
OTT의 경우 지난 4년 간 이용률은 꾸준하게 늘었지만, 국산 OTT만 놓고 보면 최근 1년 간 월간 사용자 수 정체기에 빠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지난해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OTT 이용률은 2017년 35%에서 지난해 66.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3월 아이지에이웍스 조사에 따르면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등은 월 사용자 수 추이가 뚜렷한 ‘우상향’이 아닌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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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발표한 2020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 보고서에서 “OTT 동영상 서비스 이용률이 증가하고, 시장규모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나, (케이블TV가 아닌 IPTV 가입자 수 증가로 인해)유료방송가입자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며 "유료방송서비스 가입에 대한 직접적인 대체관계는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이 2019년 최초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OTT 서비스의 유료방송서비스 이용에 대한 경쟁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