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이커머스 1위 사업자 위치를 견고히 하기 위해 '머천트(판매자) 솔루션'을 강화한다. 판매자 성장이 곧 네이버 성장이라고 믿으며 기술 강화 전략을 계속해서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커머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인 쇼피파이와도 그 궤를 같이 하고 있어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 활약이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액 28조를 기록하면서 국내 이커머스의 한 축이 된 네이버는 온라인 창업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신규 창업은 지난 2019년 월평균 2만 건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는 월평균 3만3천건 규모로 늘어 거래액 17조를 기록했다. 월 1억 이상 스마트스토어는 4천건에 이른다.
지난해 2월 첫 선을 보인 브랜드스토어 역시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290여개 브랜드사가 브랜드 스토어를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브랜딩 강화를 위한 각종 전시툴부터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을 연계해 제공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 진단에 도움을 주는 등의 솔루션도 제공 중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브랜드스토어 거래액은 초기 대비 27배 증가했다.
이처럼 네이버가 강화하고 있는 스토어 솔루션의 효과가 네이버 거래액 순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생겨나며 새로운 수익 모델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14년 양질의 검색 DB 확보를 위해 시작된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올해 새로운 판매자 솔루션인 '머천트 솔루션'을 통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7일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소개한 머천트 솔루션 계획은 판매자들이 네이버 플랫폼 안에 스토어를 구축한 이후,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데에 있어 각 사업 단계별로 필요한 도구나 기술을 제공하는 그림이다.
가령 네이버가 준비하고 있는 'AI 기획전 솔루션'의 경우, 바쁜 판매자들을 위해 효과적인 온라인 기획전을 만들 수 있도록 수년간 다양한 쇼핑판을 운영해온 네이버의 데이터 및 기술을 기반으로 AI가 자동으로 기획전 주제와 제목, 상품 등을 선정하고, 기획전이 끝나면 프로모션 성과 및 데이터 분석까지 돕는다.
나아가 스마트스토어나 블로그를 통한 리뷰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을 통해 브랜드 평판을 관리하거나, 네이버의 다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장 분석이나 고객 반응 예측과 같은 툴로 신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스토어 구축, 상품관리, 주문/결제 등 현재 제공하고 있는 기능뿐 아니라 나아가 고객관리, 정산 및 금융, 데이터 분석, 물류 연계, 새로운 마케팅 솔루션 등 전방위적인 기술 툴로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 쇼피파이가 다양한 비즈니스 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 모델과 비교되는 쇼피파이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과 기술적 제반 환경을 제공한다. 아마존 같은 플랫폼에 단순 입점을 하게 되면 편리하고 빠른 판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플랫폼에 부담할 비용이 많아지고, 거대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아래에서 가격 결정 등 판매의 자율성이 떨어진다. 판매자 개인이 쉽게 온라인 스토어를 갖출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나아가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과 판매까지 가능한 모델을 제시한 쇼피파이는 지난해 캐나다 시총 1위 기업에 올랐다.
이윤숙 네이버 포레스트 CIC 대표는 "스마트스토어의 철학은 내 고객, 내 장사를 영위하는 판매자들에게 집중하기 때문에 고객과 영업 활동을 분석하고 싶어하는 판매자들에게 머천트 솔루션이 잘 작동할 것"이라며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솔루션화하고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네이버의 새로운 미래 수익 모델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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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이에 그치지 않고 CJ대한통운 및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교환을 통해 물류 솔루션 갖춰 온디맨드 물류를 실현하고, 쇼핑라이브와 정기구독과 같은 마케팅 솔루션까지 함께 제공해 차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또 연내 600만 가입자를 보유한 네이버 멤버십 생태계 확대를 통해 판매자와 이용자, 파트너 모두가 지속가능한 성장에 집중한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말 주주서한을 통해 "네이버 커머스는 지난 10년간 SME들의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고 이용자에게 혜택을 돌려주며 쌓아온 상생의 철학이 있다"면서 "각종 기반 기술과 외부 협업을 통해 판매자와 이용자 지원을 효과적으로 늘려 이익의 선순환 구조를 확대하고, 상생을 기반으로 한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의 가치를 전세계로부터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