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통신 상용화 목표는 ‘세계 최고’ 5G 융합 생태계 조성이란 구호로 바뀌었다. 지난 2년간 상용 서비스 기간 중 조기 전국망 구축, 요금과 품질 등 이용 만족도 제고 등 여러 세부적인 목표를 세우고 중간 결과를 점검키도 했다.
5G 상용화 2년이 지난 뒤 정부는 ‘융합생태계 원년’이란 키워드를 내세웠다. 그동안 추진해온 5G+ 전략에 이어 디지털 뉴딜 성과 창출 촉진이란 새로운 목표를 더해 5G 융합서비스 본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5G 융합서비스 활성화와 장비, 디바이스 산업 선순환 구조 강화, 글로벌 생태계 등이 ‘5G+ 전략 추진계획’에 따라 정부가 내세우는 과제다. 또 내년 말 5G 전국망 구축을 목표로 지속적인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대 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추진 과제와 함께 전문가들은 28GHz 대역과 같은 초고주파 활용 방안, B2B 5G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 방안, 정부가 최근 도입키로 한 로컬5G의 활성화 방안 등을 세계 최고를 위한 5G 산업의 과제로 꼽았다.
■ 초고주파 활용 방안 찾아야
초고주파(mmWave) 활용 방안은 현재 5G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필수적 과제로 꼽힌다. 5G 상용화 이전에 그린 청사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초고주파 활용을 기반으로 한 기술과 서비스였지만 2년이 지나도록 현실화 하지 못한 부분이다.
지난 2018년 5G 주파수를 처음 공급하면서 이동통신 3사에 경매를 통해 28GHz 대역을 이동통신용도로 공급했지만 여전히 실험용 주파수에 머물러 있다. 당장 어떤 서비스를 내놓더라도 시범 서비스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주파수 공급 당시에도 초고주파 공급은 전용 모뎀과 단말, 네트워크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시점에 도전적인 성격이 짙었지만, 5년의 주파수 할당기간 중 상당 시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하면 이제는 뾰족한 수를 세워햐 한다.
정부는 이에 28GHz 대역 5G 구축 활성화 전담반을 발족해 28GHz 5G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유선 백본망을 대신해 28GHz를 활용하는 점을 제외하면 여전히 해외에서도 네트워크 구축 동향이나 서비스 활용 방안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 통신업계에서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초고주파 특성에 따라 대역폭에 대비한 네트워크 성능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점도 있다.
이처럼 초고주파 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더 국내에서 서비스 활용 방안을 찾을 경우 글로벌 생태계 선도에 힘이 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는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우주통신을 포함한 6G 연구개발 경쟁이 시작됐고 테라헤르츠 주파수 활용 방안이 벌써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28GHz 대역의 활용 방안은 피할 수 없는 숙제”라고 말했다.
■ B2B 5G 선봉장 ‘엣지컴퓨팅’
1천300만여명에 이르는 5G 가입자 수를 보면 B2C 5G는 과거 3G나 LTE와 비교해 새로운 기술 전환 보급 속도가 상당히 빠른 편이다. 현재 가입자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B2C 5G는 휴대폰 가입자를 넘어 다양한 멀티미디어, 실감미디어 서비스로 확장될 기반이 꾸려졌다는 평가다.
B2C 5G의 확산에 이어 B2B 5G가 꽃을 피울 차례다. 실제 각종 산업에 적용하는데 기술 검증과 초기 도입 비용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과제지만, 5G 네트워크와 서비스 특성을 고려하면 B2B 분야가 더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특히 모바일엣지컴퓨팅(MEC) 기술이 기대를 받고 있다. MEC는 분산 클라우드 방식으로 코어망의 혼잡을 피하고 네트워크 경로를 기지국-통신국사-코어망-중앙 클라우드에 이르는 기존 이동통신망과 달리 단말과 기지국, 통신국사 수준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이때 코어망의 트래픽을 낮추고 무선서비스의 지연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데이터 전송 경로를 줄여 5G의 특성 가운데 초저지연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단순 휴대전화 서비스와 달리 산업 용도에는 MEC가 더해진 5G가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서비스 기반의 컴퓨팅 아키텍쳐 구현이 가능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와이파이 수준으로 데이터 전송만 가능케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수집과 처리가 가능한 통신망으로 산업 활용의 새로운 수요를 찾을 수 있다.
ITU에서 MEC와 관련한 부분도 통신 표준화 논의가 있는 만큼 주류 기술이 되기 전에 국내 산업계가 선도해볼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MEC는 정부나 학계 업계 모두 첫 손에 꼽는 5G의 발전 계획 중 하나”라며 “MEC가 하나의 산업으로 이뤄지는 생태계가 갖춰지면 MEC 기반의 여러 서비스가 더욱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로컬5G 첫 단추 잘 꿰야
로컬5G의 성공도 5G의 향후 과제로 꼽힌다. 로컬5G란 건물이나 공장과 같은 특정 지역에 한해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네트워크로, 특화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특화망이라고 불린다. 독일, 영국, 일본 등에서 이동통신사가 아니더라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도 최근 5G 특화망 정책방안을 수립하고 로컬5G를 도입키로 했다. 일부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검토 단계에 있지만 현재 사용 가능한 주파수 대역에 따라 본격적인 도입이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때문에 로컬5G를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는 초고주파 활용 방안에도 맞닿아있다. 추가 주파수 발굴 작업과 새로운 주파수 공급 계획이 마련되면 저대역 주파수로 로컬5G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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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만 가능케 하는 로컬5G를 고려할 때 휴대전화서비스(IMT)를 위해 구축되는 전국망보다 28GHz 대역 활용이 더욱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5G가 다른 산업으로 활용되는데 로컬5G가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공사업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시장 초기 수요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