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일반인을 디자이너로 만들어주는 AI 개발

6백만장 DB 활용...1인 미디어 창작자 등에 유용

과학입력 :2021/04/01 09:42

국내 연구진이 개인 취향과 SNS 등 최신 트렌드를 분석해 6백만장의 DB로 본인만의 패션상품 제작을 도와주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AI 디자이너가 개성 있는 옷 제작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다양한 1인 미디어 플랫폼을 분석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새로운 의상을 디자인한 후 가상 착장(着裝)까지 해주는 AI 패션상품 마켓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패션 의류 시장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제로 디자인을 구현하거나, 모델을 섭외하여 판매를 위한 전문 촬영을 하는데 큰 비용이 들어 소상공인들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ETRI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사용자 취향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 수 만장에 이르는 디자인을 새롭게 생성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모델들이 ETRI AI 디자이너가 제작한 옷을 착용한 모습
ETRI 연구진의 '모델 착장영상 자동생성 AI기술' 개념도

디자인한 옷을 가상에서 바로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했는데 이를 활용하면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에서 AI가 제작한 의상을 아바타에 입힐 수 있다. AI 기술 중 하나인 '생성적 적대신경망(GAN)'의 영상 생성 기술을 활용해 개발했다.

실제 디자인 분야에서 옷의 유형, 계절, 색상, 무늬패턴 등 조건을 선택하면 AI가 실제 맞춤형 디자인을 해준다. 이를 모델에 입혀보고 다시 영상화도 가능해 실제 제품을 제작하기 전에 사실적인 완성품을 예상할 수 있다.

ETRI는 이 기술의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 기술로 ▲패션 영상 다중정보 추출기술 ▲신규 디자인 생성 및 스타일 변환 기술 ▲착장영상 자동생성 AI 기술 등을 들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일반인도 AI로 쉽게 패션이나 액세서리 등의 문화상품을 기획부터 제품화까지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디자인 지식이 없어도 AI가 추천해주는 디자인을 골라 제품화하고 가상 모델에 적용까지 가능하다.

ETRI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패션업계 소상공인이나 1인 미디어 창작자들도 브랜드 제품 판매 수준과 견주어 손색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결정에도 큰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TRI 연구진 기술로 본인만의 독특한 브랜드도 만들 수 있다. 직접 촬영한 사진에 AI가 특정한 패턴, 스타일 등을 더해 로고나 아이콘 등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액자, 머그, 쿠션 등 상품을 만들어 본인만의 완성도 높은 문화상품을 제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ETRI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옷을 덧씌우는 방식과는 기술적 차별성이 있다"면서 "내 의도에 맞게 옷을 착용한 모델 및 영상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홈트레이닝, 골프 스윙자세 분석 등 사람의 자세를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한 바 있어 모델의 자세를 고려한 착장영상 자동 생성 기술 연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ETRI 연구진은 최근 K-패션에 특화된 600만 장 이상의 대규모 패션 전문 데이터셋을 구축함으로써 AI가 생성해내는 신규 디자인 및 모델영상에 보다 한국적인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를 선보일 계획이다.

정일권 ETRI 콘텐츠연구본부장은 “AI 기술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뛰어넘어 창작의 영역에 진출함으로써 실제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혁신적인 기여가 가능해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이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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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연구진은 생성 영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등 기술고도화에 나서고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이 제품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사용하기 편한 저작도구 및 자동화 지원 플랫폼을 개발 및 구축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문화기술연구개발사업 일환으로 ㈜디자이노블, 옴니어스㈜, 성균관대학교가 참여했다. AI 학습에 활용되는 대규모 데이터 셋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원하는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일환인 패션상품 및 착용영상 AI 데이터 구축을 통해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