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디지털 헬스케어'戰 예고...삼성·한화 부수업무 신고

일반인 대상 건강관리 서비스 준비 중

금융입력 :2021/03/30 13:50

올 하반기 생명보험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격돌이 예고된다. AIA(에이아이에이)생명과 신한생명이 헬스케어 플랫폼을 운영 중인 가운데,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금융감독원에 부수 업무로 신고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올해 2월 금감원에 일반인이나 계약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를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기존 보험계약자만이 이용할 수 있었던 헬스케어 서비스를 금융위원회가 2020년 12월 규제 개선을 통해 보험 미가입자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의 틀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오는 9월께 앱 '라이프핏 플러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내놓은 건강관리 서비스 '라이프핏'을 확대해 별도 앱을 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 척추 질환에 좋은 자세 등과 같은 유용한 건강 관리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다. 더 나아가 라이프핏 플러스로 얻는 정보를 통해 향후 컨설턴트와 제휴, 영업까지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다듬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삼성생명 관계자는 "생명보험 가입자가 사실상 포화상태로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생명보험사다 보니 건강과 관련해 사람들의 헬스케어를 도와주면 추후 점진적으로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건강검진 정보와 활동량·영양·수면 데이터 등을 기초로한 생체나이를 분석, 건강 콘텐츠를 모바일 앱 '헬로'를 통해 제공 중이다.

이미 AIA생명과 신한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을 출시한 상태다. AIA생명은 애플리케이션(앱) 'AIA바이탈리티'를 통해, 신한생명은 앱 '하우핏'을 운영 중이다. AIA생명은 걷기나 건강식 섭취, 건강검진 결과 데이터를 입력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일찌감치 헬스케어 서비스를 시작해 월 5천500원의 회비를 받고 있다.

신한생명의 하우핏은 인공지능(AI) 기반 홈트레이닝 서비스다. 동작 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하는 게 특징이다. 웨어러블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


헬스케어 서비스, 왜?

생명보험사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진출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정확한 보험료 산정과 개인 맞춤형 상품을 계리하기 위한 건강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 5월 나온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건강검진 결과 단순 확인 및 개인 동의에 기반한 자료 수집 ▲기기를 활용한 체성분·심박수·걸음수·수면패턴·호흡량 등 건강정보 지표 측정 및 입력이 가능하다. 이용자가 측정한다는 전제 하에 심전도·혈압·혈당 등과 같은 데이터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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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이·연령·가족 병력 등 부정적인 데이터를 통해 보험료를 산출해 상품 차별화를 꾀하지 못했으나 건강과 관련된 데이터의 추가 축적은 신규 상품을 만드는 데 기반이 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혈압과 혈당이 높았던 기저 질환 고객을 상담을 통하지 않더라도 분류할 수 있고 측정치를 통해 향후 보험료를 상승시키거나 깎아줄 수 있는 새상품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이밖에 업계는 홈트레이닝과 또래끼리의 그룹 운동에 익숙한 밀레니엄Z세대를 유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슈어테크가 제공했던 서비스는 직관적이고 편리했지만 보험 분석과 진단에 치우쳐져 있었다. 가입할 수 있는 보험상품도 생활 속 사고를 보장하는 데 그쳤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통해 1차적으로 젊은 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면 고령층에 비해 손해율이 낮은 젊은 고객을 붙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