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생명, '보험금 신청' 비대면으로만…"디지털 소외계층 어쩌나"

4월부터 영업점 지원 서비스 전면 중단…온라인 채널서 처리

금융입력 :2021/03/29 17:02

ABL생명이 보험금 신청과 같은 전국 영업점의 '대면' 지원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다. 비대면 트렌드에 발맞춰 이들 업무를 디지털화 함으로써 효율을 높인다는 취지인데, 고령층 등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경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4월1일자로 전국 영업점의 대(對)고객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중단되는 업무는 보험금 신청(입원·수술 등)과 지급(대출·해약·만기), 보험변경(계약자·수익자 변경) 등이다. 단, 여의도와 신설동, 부산 고객센터는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ABL생명 홈페이지 캡처

이에 따라 ABL생명 가입자는 관련 업무를 처리하려면 비대면 채널을 이용해야 한다. 현재 이 회사는 모바일센터 앱과 카카오톡에 접속해 보험 서비스 업무와 상담을 받는 'ABL 챗봇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챗봇에선 ▲보험료 납입 ▲보험계약대출 ▲사고보험금 청구 ▲정보(주소·연락처) 변경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ABL생명이 해당 업무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것은 디지털 전환 트렌드와 코로나19 대확산으로 영업점에 대한 의존성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비자 상당수가 앱으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는 데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외부 활동도 꺼리고 있어서다.

또 ABL생명 차원에서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이란 시선도 존재한다. 비대면 체계가 자리 잡으면 자연스럽게 관리 인력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낮은 점포를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영업 채널을 조율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직원은 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도 있다.

특히 ABL생명은 그간 점포를 줄여왔다. 2018년 3월말까지만 해도 150곳에 달하던 이 회사의 점포수는 ▲2019년 3월말 111개 ▲2020년 3월말 101개 ▲2020년 9월말 92개 등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업무가 보다 수월해지겠지만, 고령층과 같은 이른바 금융 소외계층은 서비스 이용이 불편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가령 계약자·수익자 변경 업무를 처리하려면 신분증을 촬영해 제시하거나 생체 정보 등을 활용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고령층으로서는 이 작업이 번거로울 수 있다.

때문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는 모바일 채널을 통해 이미 관련 서비스를 구현하긴 했지만, 이를 전면 비대면화하는 데는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고령층 소비자를 배려해 창구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ABL생명의 경우 영업망이나 가입자 규모가 작아 상대적으로 빠르게 업무 태세를 전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일부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ABL생명 측은 이번 조치로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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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L생명 관계자는 "안전한 금융거래와 소비자의 편의성 제공을 위한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 시행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와 맞물려 영업점이나 직원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