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美 FTC와 반독점 소송 최종 승리

FTC 상고 포기…4년 간 법정 공방 마무리

홈&모바일입력 :2021/03/30 09:13    수정: 2021/03/30 09:1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퀄컴 간의 반독점 소송은 퀄컴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퀄컴과 반독점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던 FTC가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상고신청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들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항소심에서 승리했던 퀄컴은 4년간의 반독점 소송 최종 승리자가 됐다.

보도에 따르면 레베카 켈리 슬로터 FTC 위원장 대행은 “퀄컴이 불법적으로 경쟁을 막았다는 하급법원 판결에 여전히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항소심 판결에서 엄청난 역풍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전히 퀄컴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하급법원 판결이 옳다고 믿는다. 다른 결론을 내린 항소법원은 잘못을 범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소재 퀄컴 본사. (사진=퀄컴)

퀄컴은 FTC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돈 로젠버그 퀄컴 총괄 부사장 겸 최고법무책임자는 “퀄컴은 연구개발(R&D)에 수 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전 세계 수 십억 명이 사용하는 기술을 발명함으로써 오늘에 이르렀다”면서 “이제 우리는 혁신과 경쟁을 위한 기본적인 동기를 보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 2017년 FTC 제소로 시작…1심법원에선 '퀄컴 패소' 

이번 소송은 2017년 FTC 제소로 시작됐다. 지난 해 열린 1심 소송 당시 FTC가 문제삼은 퀄컴의 비즈니스 관행은 크게 네 가지였다.

첫째. ‘라이선스를 하지 않을 경우 칩을 공급하지 않는’(no license-no chips) 정책

둘째. 인센티브 프로그램 (퀄컴 칩 사용할 경우 라이선스 비용 인하)

셋째. 라이벌 칩셋 업체엔 특허 기술 공여 거부

넷째. 애플과의 배타적 거래.

이런 주장에 대해 1심 재판을 이끈 루시 고 판사도 대체로 동의했다. 루시 고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퀄컴이 2011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애플에 크게 네 가지 종류의 반독점 행위를 했다고 적시했다.

첫째. 애플이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모뎀 칩 판매 거부. 심지어 샘플조차 공유하지 않음.

둘째. 인텔이 제공하는 경쟁 표준 말살.

셋째. 애플이 갖고 있는 특허 전부를 크로스라이선스 할 것을 요구.

넷째.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독점 계약 강요. 이 때문에 퀄컴 경쟁사들은 2011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애플에 모뎀 칩 판매를 하지 못함.

이런 판결과 함께 퀄컴에 대해 향후 7년 동안 매년 비즈니스 관행 시정 현황을 FTC에 보고하라고 명령했다.

■ 항소법원 "퀄컴의 반경쟁 행위는 불법 아니다" 판결 

하지만 지역법원의 이 판결은 항소법원에서 뒤집혔다. 지난 8월 항소법원은 퀄컴이 스마트폰 칩 공급 경쟁사들에게 추가 요금을 부당 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로열티 부과 때 경쟁을 훼손하지 않았다는 판결했다.

또 퀄컴이 2011년과 2013년 애플과 체결한 계약 역시 CDMA와 LTE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쟁을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은 “연방 반독점 법에 따르면 반경쟁 행위는 불법이다. 하지만 극도로 경쟁적인(hypercompetitive)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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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퀄컴은 수 년 동안 3G와 4G 모뎀 칩 시장에서 시장 지배력을 행사했으며, 해당 시장에서 강력하고 파괴적인 비즈니스 관행을 행사해 왔다”면서 “퀄컴은 열정, 상상력, 헌신과 창의력을 통해 경제적 근육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소송 상대방인 FTC가 연방대법원 상고 신청을 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퀄컴은 시장 경쟁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있게 됐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