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자인은 그대로, 성능은 딴판'...니콘 Z6 Ⅱ의 반전

듀얼 엑스피드6 탑재로 연사·HDR 성능 강화...AF·저장 매체 개선

홈&모바일입력 :2021/03/29 15:16    수정: 2021/03/30 10:56

니콘 Z6 Ⅱ.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 Z6 Ⅱ.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 Z6 Ⅱ는 2천450만 화소 풀프레임(36×24mm) 센서를 탑재해 최대 6048×4024 화소 사진을 촬영 가능한 미러리스 카메라다. 상용 감도는 ISO 100-51200이며 위상차 AF/콘트라스트 AF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F 방식으로 초점을 맞춘다.

영상처리엔진으로 엑스피드6(EXPEED 6)를 2개 탑재하고 버퍼를 Z6 대비 3배 확장해 고속 연사시 지연시간을 줄였다. 지난 2월 공개된 펌웨어 1.10 업데이트시 4K/60p 촬영이 가능하며 HDMI 단자를 이용해 RAW 동영상 출력도 가능하다. 가격은 본체(바디) 기준 268만원.

■ 사진 분산 저장 가능한 듀얼 메모리카드 슬롯 탑재

Z6 Ⅱ는 2018년 전작인 Z6를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데자뷰를 느끼게 한다. 버튼 배치나 다이얼, 3.2인치 210만 화소 LCD 틸트형 모니터, 무게 675g까지 다른 점이 전혀 없다. 오른쪽 아래의 배지를 가린다면 두 제품을 전혀 구분할 수 없다.

XQD 카드와 SD카드를 동시에 쓸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메모리카드 수납부 커버를 열어보면 그동안 가장 불만스러웠던 점이 하나 사라졌음을 깨닫는다. 고성능 XQD/CF익스프레스 메모리카드만 쓸 수 있었던 전작과 달리 메모리카드 슬롯이 2개다. SD카드를 백업용, 혹은 JPEG 저장용으로 쓸 수 있게 됐다.

주의할 점은 두 슬롯에 모두 메모리카드를 꽂아놓았을 때 용량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카드 중 한 쪽이라도 모두 차 버리면 가득 차 버린 메모리카드를 빼 내기 전까지는 더 이상 촬영 진행이 안 된다. 두 슬롯을 모두 쓸 것이라면 최소한 용량은 동일하게 맞추는 것이 여러모로 이롭다.

USB-C 보조배터리와 케이블을 이용해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충전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일부러 써 보기 전까지 알 수 없는 장점도 있다. USB-C 충전이 가능한 보조배터리와 케이블이 있다면 전원을 켜 놓고 충전하며 촬영도 가능하다. 중요한 순간 배터리가 떨어져 촬영을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만 충전 속도는 느리다. 혹한기나 혹서기에 촬영할 것이라면 추가 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

■ 듀얼 영상처리엔진 탑재로 연사·HDR 성능 향상

Z6 Ⅱ는 영상처리엔진인 엑스피드6를 2개 탑재했다. 인물이나 동물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RAW(NEF) 기준 초당 14매까지 지연없이 매우 가볍게 처리하며 사진이 기록될 때까지 딜레이가 거의 없다.

NIKKOR Z 70-200mm F2.8 S 렌즈로 촬영한 조류 사진 중 일부. (사진=지디넷코리아)

사진을 담는 버퍼 크기도 35매에서 124매로 3배 이상 늘어났다. 12비트 RAW 기준으로 Z6는 3초가 되기 전에 버퍼가 모두 차 버리고 연사 속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Z6 Ⅱ는 9초 가까이 버틴다. 이 카메라가 겨냥한 타깃층을 생각하면 약간 과분하다는 감이 들 정도다.

연사 이외에 듀얼 영상처리엔진의 혜택을 볼 수 있는 모드가 바로 HDR 촬영이다.

HDR 촬영은 저조도·고조도 사진을 RAW로 각각 한 장씩 찍은 다음 이를 내부에서 합성해 결과물로 JPEG 사진을 남긴다. Z6 Ⅱ는 HDR 촬영 이후 결과물을 볼 때까지 체감 소요 시간이 전작 대비 절반 이하다.

실내 역광 환경에서 일반 촬영(좌) / HDR 촬영 (우).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카메라의 HDR 촬영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성능을 총동원해 HDR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는 최신 스마트폰과 달리 두 장면 사이의 미세한 시간 차이가 반드시 발생한다. 사람이나 자동차처럼 움직이는 피사체가 있다면 어쩔 수 없이 잔상이 생기며 움직이지 않는 풍경을 찍을 때 가장 큰 역량을 발휘한다.

■ 동물·인물 AF 강화로 활용도 ↑

니콘 카메라의 또 다른 장점으로 초점을 맞춘 후 일일이 확인할 필요 없는 신뢰도 높은 AF(오토포커스)를 들 수 있다. Z6 Ⅱ는 이런 신뢰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물과 인물 포착 기능을 강화했다.

와이드 영역 AF(L)에 동물 감지 모드가 추가되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와이드 영역 AF(L)와 자동 영역 AF에는 각각 인물/동물 모드가 추가됐다. 모드 아이콘 오른쪽 위에 동물 모양 아이콘과 스마일 아이콘이 나타나 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면 개나 고양이의 얼굴을 인식함은 물론 눈동자에 초점을 맞춰 반려동물 촬영이 쉬워진다. 동물원에서 시험해 보니 덩치 큰 고양잇과 동물인 표범과 재규어도 동물로 인식해 곧잘 초점을 맞추는 것이 흥미롭다.

동물 인식 기능은 표범이나 재규어 등 커다란 고양잇과 동물도 잘 인식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만 아주 작은 영역을 지정해 초점을 맞추는 핀 포인트 AF로 극히 작은 영역을 겨냥하면 헤매는(?) 경우가 있었다. 주로 역광이 비치는 환경, 혹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등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전 제품이 그랬던 것처럼 펌웨어 업데이트로 충분히 개선될 여지가 있다.

■ 사진 전송시 지연 현상 감소

니콘이 내세우는 스마트폰 연동 기능인 스냅브리지는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사진을 전송한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스냅브리지 앱을 실행한 상태로 놔 두면 카메라 본체 전원이 꺼져도 지속적으로 사진이 전송된다.

Z6도 와이파이를 이용해 사진을 전송할 때 사진 촬영이 가능했다. 그러나 AF 기능이나 사진 촬영 후 처리시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Z6 Ⅱ는 영상처리엔진을 2개 탑재하면서 지연 현상을 크게 개선했다.

스냅브리지 앱으로 실시간 사진 전송시 지연 현상이 크게 줄어들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5GHz 와이파이로 연결하면 2.4GHz에 비해 더 짧은 시간 안에 사진 전송이 끝난다. 그러나 구글 픽셀 3a 등 일부 스마트폰은 2.4GHz로만 연결되어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 카메라 펌웨어 업데이트, 혹은 스냅브리지 앱 업데이트를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

■ "문제는 화소 수가 아닌 밸런스"

올해는 4천만 화소 이상 고화소 카메라 출시가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니콘이 개발중인 Z9 역시 Z7 Ⅱ(4천575만 화소)를 뛰어넘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2천400만 화소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수 있다.

망원 렌즈를 이용한 공간 압축은 아직도 여전히 카메라의 몫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스마트폰으로도 1억 화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상황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러나 디지털 사진의 품질은 화소 수에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필름에 대칭되는 센서의 크기와 빛을 받아들이는 렌즈,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영상처리엔진 역시 중요하다.

70-200mm 렌즈까지 충분히 활용 가능한 성능을 갖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니콘 Z6 Ⅱ는 풀프레임 카메라에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받는 2천450만 화소 센서와 대구경 Z렌즈, 그리고 처리 성능을 높인 듀얼 엑스피드6로 세미프로부터 전문가 스튜디오 촬영까지 모두 활용 가능한 역량을 갖췄다.

자연광과 인공 조명, 그림자 등 복잡한 광원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센서 전체가 아닌 APS-C 해당 영역을 크롭한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로 4K/60p 영상 촬영도 가능해졌다. 자연광과 그림자, 인공 조명, 간접 조명 등 다양한 조명이 한 데 섞인 실내에서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기본기도 좋다. 동급 제품 중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 샘플 사진(JPEG/RAW)·4K 60p 동영상 원본 다운로드 (원드라이브) :

https://1drv.ms/u/s!Aj8f0v7tesPMgYghzOJuKdFdiNPP4g?e=nUV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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