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마스크, 버리지 말고 도로에 양보하세요”

건축물 파편에 일회용 마스크 혼합한 도로 포장재 개발

과학입력 :2021/03/29 10:18    수정: 2021/03/29 11:06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량의 일회용 마스크가 폐기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용된 일회용 마스크와 해체된 건축물의 파편을 재활용해 도로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사이언스다이렉트, 기가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일회용 마스크로 대표되는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매달 1천290억장의 일회용 마스크와 650억장의 장갑이 폐기된다는 조사 보고서도 있다. 이 데이터는 각국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 전의 기간도 포함돼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은 양의 개인보호장비가 사용되고 폐기될 것으로 추정된다.

마스크 자료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의 토목 공학자인 모하메드 사베리앙 연구원은 “전세계에서 일회용 마스크는 하루 68.8억장의 무게로, 약 20만6천470톤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폐기된 개인보호장비는 코로나19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취급이 어렵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아니기 때문에 저절로 분해돼 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폐기된 일회용 마스크는 소각되거나 매립지에 보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사베리앙 연구팀은 재생 콘크리트 골재(Recycled Concrete Aggregate:RCA)에 가늘게 자른 일회용 마스크를 혼합시켜 도로 포장재로서의 적성을 알아보는 실험을 실시했다. RCA란 건물을 해체했을 때 발생하는 콘크리트 조각 등으로 구성된 건축 재료다. 전세계에서 매년 발생하는 폐기물의 절반 정도가 건조물의 건설과 보수,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호주에서만 매년 약 315만톤의 RCA가 방치되는 실정이다.

새로운 재료는 재활용 콘크리트 골재(왼쪽)와 파쇄된 일회용 안면 마스크의 작은 스트립(오른쪽)을 혼합한다.(제공=RMIT)

RCA와 일회용 마스크를 중량대비 99:1 비율로 혼합해 만들어진 포장재는 응력, 내습성, 내수성, 강도, 변형 및 동적 특성 등의 테스트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였다. 포장재 사용을 위한 모든 요건을 충족시켰다.

사용된 일회용 마스크를 재활용할 경우 바이러스에 의한 오염이 우려되지만 연구팀은 “일회용 마스크에 소독액을 분무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사용되는 800W 전자렌지에 가열해 마이크로파법을 사용하면 코로나19를 99.9% 사멸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실제 일회용 마스크로 만든 포장재를 사용할 때에는 감염 위험을 피하기 위해 포장 자재를 1주일 옥외에 방치하고 바이러스를 불화성 시키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연구팀이 만든 샘플레이는 일반적인 서지컬 마스크가 사용됐다. 하지만 연구팀은 “실험으로 일회용 마스크에 사용되는 폴리 프로필렌층이 포장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대부분의 개인보호장비가 폴리 프로필렌과 폴리 염화비닐로 돼 있음을 감안하면 일회용 마스크 이외의 개인보호장비도 포장재에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일회용 마스크와 건축 폐기물을 혼합해 도로 포장재로 사용하는 이미지(제공=사이언스다이렉트)

연구팀에 따르면 일회용 마스크를 포함한 포장재로 1km 도로를 포장하는데 약 300만 장의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매립된 폐기물도 93톤 감소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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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베리앙 씨는 “일회용 마스크로 포장 자재를 만들면 도로 소재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공학적 이점까지 발생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또 논문의 공동저자인 지에 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회용 마스크가 바닥에 버려지는 것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면서 “버려진 마스크가 적절히 폐기된다 하더라도 소각되거나 매립될 뿐인데, 코로나19에 따른 폐기물 문제에 순환 경제의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