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및 중소기업, 디지털 대전환 시동 건다"

[ICT와 사회적 가치⑤/끝] 지역 활성화 및 기업 상생

컴퓨팅입력 :2021/03/26 09:37

 지방자치제가 시행된지 30년이 됐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난 6일 세종시국가균형발전센터가 발표한 '정책개발 연구조사'에 따르면 교통, 산업, 주거환경 인프라 공급에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가 더 벌어졌다. 또 수도권 인구가 지방 인구보다 역사상 처음으로 더 많았다. 이는 OECD 국가 중 최고 수도권 집중도에 해당한다고 조사는 지적했다. 지역내 총생산도 서울경기인천을 합친 수도권이 992.3조원으로 비수도권(910.2조원)보다 더 많다.

지역 격차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도 '국가적 문제'다. 특히 전 세계에 휘몰아 치고 있는 디지털전환도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뒤져 있다. 산업기술진흥협회가 지난해 시행한 디지털전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48.9%인 반면 중소기업은 29.9%에 그쳤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는 혁신의 툴인 ICT와 SW를 활용해 지역 격차와 대중소 기업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4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SW융합클러스터 사업이다. 이는 지역특화산업에 SW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강점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SW융합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Wearable) 등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창조적 결합을 말한다. 지역 일자리 창출과 지역 우수 인력 양성에 기여하면서 지역 균형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전국 12개 지역(11개 분야)에 조성돼 있다. 사업 첫 해 인 2014년에 부산 센텀(조선해양·기계·항만물류), 인천 송도(바이오·디지털샤이니즈·로봇), 경기 성남 판교(금융·보안·게임)가 선정, 스타트를 끊었고 이후 2015년 전북 전주(농생명), 경북 포항(자동차·모바일)이,  2016년 대전 대덕(스마트국방), 광주·전남(에너지 신산업)이, 2019년 부산 센텀(스마트물류 서비스), 인천 송도(바이오정보 서비스), 충남 천안(융·복합 디스플레이), 울산(친환경 자율운항 선박), 경남 창원(지식친화형 기계설비 산업)이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경북 포항(미래형 모빌리티), 전북 전주(스마트농생명), 강원 춘천(지능형 관광테크), 충북 청주(지능형 반도체)가 추가로 뽑혔다. NIPA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 SW융합 제품 상용화 및 연구개발 129건을 지원했다"면서 "이를 통해 지역 SW융합인력 2700여명을 양성하고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도 632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전에 있는 'VR/AR 제작거점센터'도 지역내 기업 성장을 돕는 시설로 주목 받고 있다. 대전시와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2018년부터 3년간 NIPA 도움을 받아 구축한 이 시설은 대전 주력산업인 국방과 과학 분야의 특화된 전문 지원센터로 자리 잡았다. 대전시는 관내 기업 지원을 위해 ▲VR과 AR관련 시설 및 장비 지원 ▲콘텐츠 제작지원 ▲콘텐츠 시범운영 및 사업화 ▲VR관련 기관 네트워킹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이 센터를 관내 특화산업인 국방과 과학 분야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 시선을 받았다. 센터에서 이뤄진 콘텐츠를 제작 이후 수요처(군부대 등) 실증으로 연결,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실감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는 관내 기업의 매출 증대와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이재윤 NIPA 수석은 "지역간 국가발전 불균형을 해소하고 경제 전반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가상융합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 VR, AR제작거점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지역별 다양한 특화산업과 VR,AR 융합 및 확산을 통해 실감콘텐츠 산업활성화와 지역 동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구조를 혁신하고 경제성장 원동력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 매출액 향상과 일자리 창출, 가상융합경제발전 기반 조성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지역 내 VR/AR콘텐츠 지원 메카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 국방과 과학 분야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콘텐츠들을 실증하고 고도화하는 부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IPA의 '5G IoT 분야 대·중소기업 상생 기술지원 사업'도 주목할만 하다. 통신 대기업과 힘을 합쳐 IoT 중소벤처기업이 지닌 혁신 아이디어를 제품 및 상용화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NIPA는 지난해  5G 기반 IoT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협약을 통신 3사와 맺었다. IoT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은 이를 테스트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인데,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NIPA는 통신사와 협력해 중소기업의 IoT 제품 상용화를 돕고 있다. 사진은 한 중소기업의 모습.

특히 통신사별 제품 검증 기간이 최소 2~3개월 이상 걸리는데 이 기간이 단축될 전망이다. 협약 이후 NIPA는 인천 송도와 서울 금천구 가산에 있는 'IoT기술지원센터'에 5G 기반 IoT 기술개발 및 테스트 지원을 위한 인프라를 고도화, 운영하고 있다. 또 통신 3사는 협약에 따라 ▲5G IoT 관련 통신망 연동 기술규격 공유 ▲각 사의 테스트 환경에 대한 정보를 NIPA 및 중소기업에게 정기적으로 제공 ▲5G IoT 제품 상용화에 필수적인 통신사 사전 테스트를 NIPA의 테스트로 대신할 수 있게 절차 개선 ▲5G IoT 관련 중소기업 기술 자문 및 컨설팅을 제공한다.

NIPA는 중소벤처기업의 IR도 비대면으로 지원해 호평을 받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41%의 스타트업이 경영에 영향을 받았다. 이에 NIPA는 과기정통부와 함께 비대면 IR 지원사업을 시행, 지난해 4월부터 연말까지 총 29회의 비대면 IR을 지원했다. 여기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이 총 27억원의 투자유치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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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A는 코로나19로 해외 전시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비대면 온라인 수출 상담 시스템도 지원했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전시회 및 박람회 취소(변경 포함) 비율이 74%에 달했다. 이에 NIPA는 지난해 11월 비대면 수출 지원 전시관인 'ICT 사이버월드 2020'을 개설했다. 

이종석 NIPA 팀장은 "지난해 15개 사업의 417개 기업이 온라인으로 수출 상담을 벌여 19건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세계적 위기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해외 수출을 위한 마케팅 판로를 열어줬다는 점에서 뿌듯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