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은 네이버, 메신저는 카카오, 인공지능(AI)은 마인즈랩입니다. AI B2B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 기업이 되겠습니다."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는 22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마인즈랩은 인공지능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회사"라며 이 같이 밝혔다. 마인즈랩은 올해 설립 7년차를 맞았다. 출발은 화려했다. B그룹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PWC코리아와 함께 설립했다. 2014년 1월이다. 하지만 대주주인 B그룹 형편이 안 좋아지면서 회사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를 유태준 대표가 인수,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3일은 유 대표가 마인즈랩을 인수해 경영을 시작한 지 꼭 6년째 되는 날이였다.
유 대표는 "마인즈랩을 인수 받을 때만해도 매출이 제로(0원)에 손실이 9억원이 넘었다"며 "작년에 매출 122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0억원이다. 특히 2019년부터 SI 사업을 접으면서 수익 구조가 좋아졌다. 오는 7월에는 코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25일에는 'M1'이라는 AI 에바타도 국내 처음으로 공개한다.
유 대표는 회사 비전을 책임지는 CVO(Chief Visionary Officer)도 맡고 있다. "국내는 아직 B2B 인공지능 분야에서 절대 강자가 없다"면서 "B2B 인공지능 플랫폼 분야에서 독보적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창업 배경이 남다르다
"원래 마인즈랩의 법적 설립일은 2014년 1월1일이다. B그룹이 대주주였고 PWC코리아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도 설립에 참여했다. ETRI는 우리에게 AI기술을 이전했다. 대주주인 B그룹이 경영 상황이 안좋아져 내가 인수했다."
-유 대표가 인수하면서 회사가 살아났나
"대주주가 된 후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직원 6개월분 월급 정도 였다. 그래서 신제품 개발과 함께 투자 유치 활동도 병행했다. 밤낮없이 일했다. 2015년 9월말이 되면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었다. 그런데 그전인 8월 28일에 극적으로 10억원을 투자 유치 받았다. 이후 상황이 좋아졌다."
-작년 경영실적은 어땠나
"2018년까지 우리 회사 주 매출은 SI였다. SI는 수주형 사업이다. 사업을 수주 못하면 매출이 급감한다. 굴곡도 심하다. 매출 구조를 바꿔야 겠다고 생각해 2019년부터 사스(SaaS)형태로 전환했다. 흩어져 있던 사업 영역도 하나로 모았다. SI를 그만두면서 매출이 100억대에서 80억대로 떨어졌지만 수익구조는 좋아졌다. 매출도 작년에 다시 100억대를 회복했다. 작년에 연결 기준 122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적자를 기록했는데
"연구개발(R&D)비용이 커서 그렇다. 사업부서는 다 흑자를 냈다. 우리 인력의 30~40%가 R&D 인력이다. 지난 3년간의 연구개발비를 재작년에 비용으로 다 털었다. 이후 매년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하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올해 매출 목표가 300억원인데 이를 달성하면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
-보통 AI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이익보다 매출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
"우리도 그렇다. 카카오도 10년간 적자 내며 치킨게임 하지 않았나.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만봐도 그렇다. 쿠팡의 누적적자가 4조원이 넘는다. 우리는 연구개발 비중이 크다. 이를 원샷으로 털다보니 재작년과 작년에 적자가 났다. 시장을 장악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려면 먼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AI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분야에 아직 절대강자가 국내에 없는 상황이다. 누가 먼저 깃발을 꼽는냐가 중요하다. B2B 회계 분야는 더존이 있지만 그외 분야는 아직 없다. 이런 위치에 오르려면 상당한 연구개발을 계속해야 한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B2B AI 플랫폼 분야에서 절대 강자가 되는게 우리 목표다."
-올해 매출 계획은
"300억원이다.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면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다.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면서도 이익을 내는 거라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자회사도 있는데
"서비스 부문 자회사가 있는데 정리중이다. 마인즈랩은 기술회사이기 때문이다. 기술과 제품에 주력하고 서비스는 파트너십을 맺는 방향으로 갈 거다. 서비스 분야 자회사 4개 중 2개는 정리했고 2개는 정리중이다."
-마인즈랩이 보유한 제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크게 4종류다. 콜센터(AICC) 제품군, 스마트 제품군(스마트X), 구독형 AI제품군(마음클라우드), 마음플러스(회의록과 데이터) 등이다.
-콜센터(AICC) 제품군은 어떤 제품인가
"AICC는 콜센터(CC)에 AI를 적용한거다. 우리 AI(챗봇)를 활용하면 금융권에서 약관 대출 등을 자동으로 할 수 있다. 기존에는 설치형(온프레미스)으로 하다 지금은 과금형(서브스크립션)으로 제공한다. 이 사업으로 매달 우리한테 들어오는 돈이 꽤 된다. 대형 금융권 두 곳이 우리 제품을 쓰고 있다. 올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음성봇 시장이 본격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X 제품군은?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홈, 스마트팜 등 AI가 들어갈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작년 중반까지만해도 서버형(서버에서 돌려 최적화해 제공)으로만 제공했다. 지금은 에찌단(단말기)에서 돌아가는 제품을 팔고 있다. 다양한 용처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 주차장 분야 차량 번호판 인식이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지하 주차장에만 공급했지만 지금은 노면 주차장, 나대지 주차장 등의 CCTV에 우리 AI기술을 넣어 차량을 인식한다. 이런 AI 에찌컴퓨팅 제품을 팔고 있다. 기절하거나 침입, 배회 같은 사람의 이상행동을 파악하는데도 사용된다. 기절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시나 관제소로 영상을 전부 보내야 했지만 이제는 CCTV(에찌단)에 붙어 있는 에찌컴퓨팅에서 기절 유무를 1차로 판단한 후 중앙서버에 보낸다. 이렇게 처리하면 서버 및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 개인정보도 더 보호된다. 모든 행동을 서버에 보내지 않고 이상 행동만 보내기 때문이다. 독거 노인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독거 노인의 모든 영상을 중앙 서버에 보냈지만 지금은 독거 노인의 이상 행동만 보낸다. 보육교사도 마찬가지다. 보육교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보내는 게 아니라 이상 행동만 서버에 보낸다."
-마음클라우드(구독형AI)는 어떤 서비스인가
"기업이 필요한 인공지능을 우리가 개발한 '마음AI'라는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단순히 완성된 API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음성인식 등 모듈 형태로 40여개 서비스를 현재 제공하고 있다. 과금은 사스 형태다.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보면 매월 얼마를 내는 방식이다. 월정액을 내는 구독자(MAU)가 2000곳 정도 된다. 올해 이를 1만곳으로 늘리는게 목표다. 그러면 매달 10억원이 우리한테 들어온다. 특히 스타트업들이 우리 AI를 도입하면 자신의 비즈니스를 혁신할 수 있다. 컨설팅부터 도입 및 운영까지를 전반적으로 돕는 '에코마인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음플러스 제품군은?
"'마음회의록'과 '마음데이터' 등 두 제품이 있다. '마음회의록 서비스'는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녹취하고, 이를 요약해 회의록 형태로 제공한다. 지자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마음데이터'는 고객이 필요한 데이터를 AI자동라벨링과 크라우드워커들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오는 25일 발표하는 M1은 어떤 제품인가
"우리가 보유한 4개 제품군을 크게 2개로 분류하면 AI휴먼과 에찌 계열이다. 이중 AI휴먼에 해당하는 제품을 오는 25일 웨비나를 열어 공개한다. 국내 첫 AI휴먼 제품으로 일종의 휴먼 아바타다. 우리가 보유한 40여개 AI 엔진 뒤에 붙여 질문에 맞는 답을 찾아주는 아바타다. 우리가 보유한 음성·시각·언어 기술의 총 집합체다. 회사소개, 큐레이팅 등 인간이 하는 일을 돕는 가상 어시스트 역할을 한다. AI는 현재 목소리와 얼굴 재현만 가능하고 스스로 생각하지 못한다. 얼굴 재현에 사고 기능까지 가능하게 한 게 AI휴먼이다. M이라는 말은 마인즈랩과 메타버스 등을 뜻한다. 우리가 만드는 AI는 앞으로 메타버스에 들어갈 아바타에 집중한다. 이를 위한 제작소도 강남에 만들었다. 현재 우리가 입주한 판교 건물에도 방음스튜디오가 있는데 여기서 2~3시간 녹화하면 사람을 재현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마인즈랩의 기술 경쟁력을 말해달라
"설립 초기에는 기술을 ETRI에서 이전(NLP와 음성인식) 받았다. 2018년부터 연구조직을 자체 운영하며 우리만의 기술을 확보, 최신 기술(state of the art)로 다시 다 만들었다. 우리 연구조직은 오디오 부문, 자연어(NLP) 부문, 스마트 부문, 비전 부문 등 네 파트로 구성돼 있다. 우리가 자체 개발한 AI엔진이 40여종이다. 최신 기술로 계속 업데이트 하고 있다."
-기술 분야 맨파워는 어떤가
"전체 인력 중 80% 이상이 연구원, 개발자, AI딜리버리하는 컨설턴트다. AI 알고리즘만 연구개발하는 순수 연구원이 30명 정도다. 중소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클 것 같다. 연구원은 석박사 학벌보다 과학영재를 중심으로 뽑는다. 수학과 정보물리올림피아드 대상을 받은 연구원들이 꽤 있다. 이들이 우리의 경쟁 원천이다. 마인즈랩이 나가야 할 방향은 애플리케이션 개발보다 AI엔진과 모델을 만드는 거다. 여기에 집중 할 거다."
-고급 연구인력을 중소기업에서 잡아 놓는게 쉽지 않은데
"연구자들이 원하는 건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다. 이걸 해주면 된다. 예컨대 GPU 서버를 빵빵히 사용하게 해준다. 이들은 연봉도 중요하지만 이런 환경과 문화를 더 중시한다. 스타급 연구자들이 들어오면 이들을 보고 또 좋은 연구자들이 들어온다. 이런 선순환 문화가 조성됐다고 본다. 물론 연봉과 스톡옵션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해준다. 이번달에도 주총의결을 거쳐 스톡옵션을 줄 거다."
-얼마전 KAIST에서 한 채용설명회때도 많은 인원이 몰렸다고 들었다
"몇 주 전 KAIST에서 채용설명회를 했는데 120명 정도가 왔다. 중소기업 채용설명회로는 KAIST 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왔다고 하더라. KAIST서도 놀랐다고 했다. 그만큼 우리가 좋은 연구 환경과 인프라를 갖고 있다. 연구원이 부족해 계속 돌아가며 채용 설명회를 하고 있다. CTO 외에 AI 임원직인 CAIO를 작년 10월에 신설, CAIO도 두고 있다."
-해외 매출은 얼마나 되나. 해외 시장 진출 현황과 계획은?
"우리는 제품을 만들때 한국어 버전 뿐 아니라 영어 버전도 함께 만든다. 홈페이지도 두 언어로 만든다.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어려웠지만 작년에 해외서 6~7억 정도 매출을 올렸다. 원래 작년 초반에 유럽에 진출하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했다. 미국 법인을 4년전에 만들었다. 델라웨어에 사무실이 있다. 델라웨어 외에 뉴저지와 캘리포니아에도 사무실(오피스)이 있다. 미국 회사와 거래 하려면 미국에 법인을 둬야 한다. 캐나다 토론토에도 3년전에 법인을 세웠다. 캐나다 법인은 개발센터와 판매처 역할을 한다. 아직 본격 세일즈는 안하고 있지만 캐나다 정부 과제도 하나 수주했다. AI성지인 토론토는 마인즈랩의 중요한 해외 거점이다. 코로나 이전에 AI컨퍼런스와 세미나가 많이 열렸는데 우리도 자주 참여했다. 필리핀에도 데이터 라벨링 등을 위해 6년전에 법인을 세웠다."
-일본 시장에도 진출한다고 들었다
"우리 에찌 컴퓨팅을 일본 대형 통신사인 NTT도코모에 수출할 예정이다. 상당히 많이 이야기가 진전됐다. 서너달 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성사되면 국내 AI기업 중 처음으로 도코모에 수출하는 거다."
-상장 계획을 말해달라
"5월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 7월경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는 NH증권과 한화금융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