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는 국내 공인 주행거리에 대한 대중의 우려가 남아있다. 특히 V2L(vehicle-to-load) 시스템을 활용하면, 주행거리가 줄어들어 주행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롱레인지 자체 측정 주행거리만 언급할 뿐,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이오닉 5 롱레인지는 410km~430km 정도의 주행거리가 예상된다. 환경부 공인 주행거리 측정 방식(히터를 100% 작성했을 때 기준 포함)을 활용해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 현대차 설명이다.
현대차는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미디어 등을 대상으로 옛 원효로센터 부지에 아이오닉 5를 전시했다. 행사장에 전시된 차량은 일반 고객을 위한 양산 버전이 아닌 자체 테스트용 차량이라는 것이 현대차 측 설명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실외 1대, 실내 1대 등 총 2대가 전시됐다. 실내에 있는 차량은 V2L 시스템을 활용하는 목적으로 전시됐다.
V2L 시스템은 차량 내부 전력을 활용해 외부 전자 기기를 쓸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 출시된 전기차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전력을 받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구조였다면, 아이오닉 5 전기차는 외부 전자 기기 작동을 위해 자체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차량 외부 충전구에 V2L 어댑터를 끼우고 어댑터에 있는 220볼트 단자에 헤어드라이어 등 전자기기 플러그를 연결하면 끊김없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커스터마이징 옵션 중 실내 V2L 기능을 더하면 내부에서 편하게 노트북PC 작업이나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충전을 할 수 있다.
행사장에 배치된 V2L 시스템 활용 차량 내부 클러스터를 살펴보니, 배터리 충전량은 89% 정도였다. 클러스터 우측에 표기된 주행거리 표기를 보니 249km로 표기됐다. 그동안 수없이 기자들 앞에서 V2L 관련 기능을 시연하다 보니, 주행가능거리가 다소 낮게 표기된 것으로 추측된다.
아이오닉 5 V2L 시스템을 차박이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 나면, 급속도로 차량 방전이 이뤄질까. 직접 살펴보니 방전에 대한 우려는 없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에 별도 V2L 설정을 위한 ‘전기 사용 설정’ 메뉴를 마련했다. 이 메뉴는 ‘EV(전기차)’ 주행거리 관련 그래픽 아래편에 마련됐다.
전기 사용 설정 메뉴에는 방전 제한 설정란이 있다. 최소 20%에서 최대 80% 범위내에 V2L 시스템을 쓸 수 있다는 뜻이다. 또 V2L을 설정하면 주행에 필요한 최소 충전량을 제외한 나머지 전력을 소비할 수 있다는 의미다. V2L 시스템을 활용하다 방전돼 이동이 불가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아이오닉 5의 전력을 활용해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면 평상시보다 주행거리의 손해는 클 수 있다. 이 문제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테슬라 등 다른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챠량 내부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차박을 즐기면, 배터리 남은 전력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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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고객을 대상으로 V2L 시스템에 대한 고객 주의사항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한다면, 주행거리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커질 전망이다. 대다수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 시 서울부터 부산까지 한번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지를 따지기 때문에, 현대차는 이같은 소비자들의 물음에 답할 수 있는 준비는 필요해보인다.
V2L 시스템은 현대차 아이오닉 5뿐만 아니라 기아 EV6 등 다양한 E-GMP 플랫폼 활용 전기차에도 탑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