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여 분 들어가니 넓은 김 양식장과 같은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가까이 가서 보니 파란 부유체 위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이 가지런히 줄 맞춰 자리 잡고 있었다. 언뜻 바다 위 인삼밭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넓은 댐 안 공간을 활용한 수상태양광은 재생에너지와 해양기술을 결합한 융복합 시설이다. 태양광 모듈을 댐·저수지 등 수면을 활용해 설치하는 친환경 발전시설이다.
수상태양광은 태양광을 받아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모듈과 모듈을 수면에 떠 있을 수 있게 하는 부유체, 모듈과 부유체를 바람·수위 등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고정하는 계류 장치와 생산된 전기를 보내는 케이블·인버터 등으로 구성된다.
오봉근 한국수자원공사 수상태양광사업부장은 “수상태양광은 구조가 간단해 별도 토목공사나 산림훼손 없이 설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온에서 오히려 발전효율이 낮아지는 태양전지 특성상 냉각효과가 있는 수면은 육상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충주댐 수상태양광은 2017년 12월 84억원을 투입해 준공했다. 설비용량은 3MW이며 연간 발전량은 연간 4천31MW/h다. 충주댐 수상태양광이 점유한 면적은 충주댐 전체 저수 면적의 0.04%인 3만7천㎡다.
오 부장은 “주민 요청으로 올해 2.4MW 규모 수상태양광을 추가 설치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부터 3년간 충주댐을 포함한 5개 댐에서 수상태양광 사업을 조기 착공하기로 했다. 개발용량은 합천, 군위, 충주, 소양강, 임하댐 등 5개 댐 8개 사업에 걸쳐 총 147.4MW 규모에 이른다.
지난 2일 정부가 공개한 ‘2021년 탄소중립 이행계획’에서 댐내 수상태양광으로 2020년까지 2.1GW의 청정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속도감 있게 실현하기 위한 의지가 반영됐다.
오 부장은 “2.1GW는 연간 2천745GWh의 전기를 생산해 92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라며 “이는 128만톤의 탄소를 줄이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올해 안에 합천댐(40MW), 충주댐(2.4MW), 군위댐(3MW) 등 3개 댐에서 총 45.4MW 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내년에 소양강댐 8MW 수상태양광을 준공하고 2023년에는 임하댐(45MW), 충주댐(20MW), 소양강댐(9MW), 합천댐(20MW)에서 총 94MW 규모 사업을 준공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40MW 규모로 조성하는 합천댐 수상태양광사업은 댐 주변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주민참여형’으로 추진한다. 총 835억원이 소요되는 함천댐 사업에 50억원 이내에서 주민투자를 모집한다.
수상태양광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1.5에 주민참여금이 총사업비의 2% 이상이면 REC 가중치 0.1을, 4% 이상이면 0.2를 추가 발급한다.
김구범 환경부 수자원정책과장은 “합천댐 수상태양광은 지역주민이 투자에 참여해 앞으로 20년간 투자금 대비 최대 4~10%의 고정수익을 받을 수 있게 설계돼 지역주민 수용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고 밝혔다.
합천댐 수상태양광 사업은 합천군의 상징인 매화를 형상화해서 시공하는 등 댐 수변경관을 고려했다.
댐내 수상태양광에 사용하는 기자재도 환경 안전성을 강조했다. 수상태양광 기자재는 먹는 물 수질기준보다 10배 이상 강화된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채택했다.
환경부는 한국화경정책평가연구원이 합천댐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실시한 환경성 분석에서 수질 및 수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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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댐내 수상태양광 사업에 환경성 논란이 없는 검증된 기자재만 사용하고 주기적인 환경 감시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댐내 수상태양광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환경 훼손 없이 안전하게 시공·관리되고 있다”며 “탄소중립 실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환경 안전성을 전제로 한 기술을 개발하고 제도를 개선하면서 수상태양광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