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추천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 여부를 둘러싼 기업은행의 최종 의사결정이 임박하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간 이를 위해 다각도로 의견을 조율해온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금융권에 선례를 남길지 주목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후임 사외이사 선정을 위한 막바지 검토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후보군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업은행 사외이사 4명 중 김정훈 이사가 지난달 12일 임기를 마쳤고, 이승재 이사 역시 이달 25일 임기만료를 앞둔 데 따른 조치다.
그 중 업계의 관심사는 기업은행이 노조 측 추천 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키느냐다. 기업은행 노사가 연초부터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고, 지난달 복수의 후보 추천까지 이뤄진 바 있어서다.
'노조 추천 이사제'는 말 그대로 노조가 이사를 추천하는 제도다. 정식으로 선임된 인물은 법률과 정관에 따라 사업계획·예산·정관개정·재산처분 등 경영 사안에 대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은행 노조는 공석이 되는 사외이사 두 자리 중 적어도 하나는 노조 측 추천 인사로 채워야한다고 주장해왔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과 맞물려 노조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소비자와 직원 모두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또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주주 동의가 필요한 타 시중은행과 달리 행장의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자리인 만큼 내부 합의로 이러한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입장이기도 하다.
일단 업계에선 노조 측 추천 인물이 후보에 오르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서면으로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윤종원 행장이 3월 중 은행 발전에 기여할 복수 후보를 금융위원회에 제청할 계획이라며 그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어서다.
만일 해당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기업은행은 노조 추천 인사를 이사회에 영입한 첫 번째 금융기관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앞서 KB금융과 수출입은행 등에서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아직까지 금융권에서 이를 성사시킨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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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노조 측 후보가 반드시 사외이사로 발탁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행은 후보를 제청할 뿐, 최종 결정은 금융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에서도 작년 1월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사외이사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선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에 윤종원 행장도 후보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과 관련해선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추천받은 인물의 역량과 사외이사의 잔여 임기 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후보 제청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