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들의 사회환원 공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김범수, 김봉진 의장 모두 각 분야에서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국민앱’을 만든 주역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닙니다. 김범수 의장은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김봉진 의장은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성공시킨 인물입니다.
이번 기부 서약에 따라 김범수 의장은 약 5조원이 넘는 재산을, 김봉진 의장은 약 5천500억원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들려온 훈훈한 소식입니다.
두 의장은 공통적으로 성공한 사업가이면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빌게이츠와 워런버핏을 자신의 롤모델로 꼽으며 '부'가 행복의 전부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세계부자의 기부클럽인 ‘기빙플레지’ 서약을 통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이 서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서약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회 환원을 실행하면 됩니다.
기빙플레지는 자산 10억 달러 이상 가진 재산가들만 참여할 수 있는 기부 서약 단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운동입니다. 주요 기부 서약자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대표, 일론 머스크 테슬라 대표,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등이 있습니다.
기빙플레지 관련 지난 기사들을 검색해 보니 약 5년 전 한 매체는 전세계 155명의 억만장자들이 기빙플레지에 동참했지만, 한국은 0명이라며 사회환원에 인색한 국내 기업가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 100대 부호 리스트를 보면 자산 1조원을 가진 한국인 부호가 30명이 넘는데, 단 한 명도 기빙플레지 서약자가 없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 220명의 기빙플레지 서약자들 중 IT분야에서 성공한 2명의 한국 기업가가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한국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기부 캠페인 문화에서 부끄럽지 않은 국가가 됐습니다. 그것도 전통 대기업들의 오너나 2세가 아닌,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IT 창업가들이 그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닙니다.
업계 소식에 따르면 김봉진, 김범수 의장을 잇는 세 번째 기부 서약자가 기빙플레지로부터 심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빙플레지 측이 김봉진, 김범수 의장을 포함해 또 한 명의 한국 서약자 심사가 끝나면, 이 때 세 명이 한 번에 발표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그림이 깨지면서 김봉진, 김범수 의장이 먼저 사회환원 소식을 발표했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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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기부 서약자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쿠팡의 김범석 의장(미국 시민권자이긴 하지만)일까요, 아니면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일까요. 또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제3의 인물일까요.
아직 알 수 없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땅 대한민국에서 빌게이츠, 워런버핏 등 글로벌 부호들과 선한 영향력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또 다른 주인공에 업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