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사장 "첨단기술로 환경문제 해결할 것"

SK하이닉스,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서 'ESG 선도' 기업으로 비상 (上)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3/15 14:24    수정: 2021/03/15 16:12

최근 주요 글로벌 기업이 ESG 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 문제(탄소 중립)와 사회 문제(일자리 창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ESG 경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SK그룹이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하면서 ESG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SK그룹 내에서는 SK하이닉스의 ESG 활동이 가장 눈에 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월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10억달러(약 1조1361원) 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2회에 걸쳐 SK하이닉스가 꿈꾸는 ESG 선도기업의 비전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기술을 통해 인류 삶의 질을 높이고, 지구 환경 문제 해결에 공헌하는 그레이트 컴퍼니가 되겠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사장)는 지난해 10월 SK그룹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꿈'을 이같이 제시했다. 첨단기술을 통해 SK그룹과 SK하이닉스가 힘써 온 경제적 가치(EV)와 사회적 가치(SV)를 모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주력 사업인 D램과 낸드 부문 경쟁력을 탄탄하게 하는 동시에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활동을 본격화해 EV와 SV 창출을 실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궁극적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게 SK하이닉스의 목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사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기업가치에 치중한 과거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ESG를 통해 EV와 SV를 아우르는 경영철학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EV와 SV의 총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념과도 연결된다.

ESG 경영은 SK하이닉스만의 화두가 아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ESG 대표 활동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하는 기업들의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SK그룹도 적극적이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그룹 관계사들은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최근 RE100 가입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달러 규모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등 ESG 경영 가속화에 힘쓰고 있다.


■ D램과 낸드, 양 날개로 비상하는 SK하이닉스의 경제적 가치

SK하이닉스는 EV 창출을 위해 D램과 낸드 사업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세계 2위 D램 기업 위상을 굳건히 하는 동시에 세계 5위에 머물렀던 낸드 사업에서도 한 단계 도약을 이루겠다는 게 핵심이다.

출발점에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가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텔이 보유한 낸드 솔루션 기술을 통해 SK하이닉스가 낸드 사업에서 글로벌 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축인 D램과 낸드 사업 이후를 대비한 R&D 역량도 지속해서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사업은 물론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차세대 메모리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기술 개발에도 힘쓸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2세대 10나노미터급(1y)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우선 D램은 모바일 고객 수요 대응에 집중하되 중장기적으로는 공정 기술의 품질 경쟁력을 기반으로 서버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최근 양산을 시작한 2세대 10나노미터급(1y) LPDDR5 D램 공급을 확대하고, 256기가바이트(GB) 이상 고용량 낸드와 결합한 LPDDR5 uMCP(UFS Based MCP)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고부가 D램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HBM 선도 기업으로서의 위상도 굳건히 지킨다는 방침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한 3세대 10나노미터급(1z) 미세공정 기술도 LPDDR5 D램과 3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등 다양한 응용처에 확대·적용한다. 아울러 작년 말 운영을 시작한 이천 M16 팹에서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한 4세대 10나노미터급(1a) D램 생산도 시작할 계획이다.

서버 시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DDR5 D램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혁신을 통한 시장 선점에 나섰다.

SK하이닉스의 DDR5 D램은 전송 속도가 이전 세대인 DDR4 D램 보다 최대 1.8배 빠른 4800~5600Mbps에 이른다. 동작 전압도 1.2V에서 1.1V로 낮아져 2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칩셋 내부에 오류정정회로(Error Correcting Code)를 내장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D램 셀의 1비트 오류까지 스스로 보정할 수 있는 안정성까지 더했다.

SK하이닉스는 자사 DDR5 D램을 채용하는 시스템 신뢰성이 약 20배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력 소비를 낮추면서도 신뢰성을 대폭 개선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기술혁신 통해 도약하는 낸드 경쟁력

SK하이닉스는 낸드 역시 모바일 수요 대응을 강화하되 작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은 128단 기반 제품의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128단 기반 모바일 솔루션과 클라이언트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제품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서버향 SSD의 고객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28단 제품의 비중이 작년 말 30%에서 올해 지속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플래시. (사진=SK하이닉스)

더불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고 적층단수인 176단 4D 낸드플래시(512기가비트(Gb), 트리플레벨셀(TLC))도 개발을 완료했다. SK하이닉스의 4D 낸드플래시는 차지 트랩 플래시(CTP) 구조에서 메모리 셀을 구동하는 주변부(Peri) 회로가 메모리 셀 밑에 위치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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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96단 낸드플래시부터 4D 기술을 적용했다. 이번에 개발한 176단 낸드는 3세대 4D 제품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당 생산 칩셋 수를 확보했다. 예컨대 비트 생산성은 이전 세대보다 35% 이상 향상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최대 읽기 속도를 약 70%, 최대 쓰기 속도를 약 35% 끌어올린 모바일 솔루션 제품도 출시하고, 이후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로 제품군을 확대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