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20년 맞은 GS인증..."국산SW 품질 높였다”

[코리아 ICT 정책 톺아보기]④-GS인증

컴퓨팅입력 :2021/03/12 13:02    수정: 2021/03/13 11:12

임유경, 김윤희 기자

국산 소프트웨어(SW) 품질 향상을 위해 도입된 '굿소프트웨어(GS)인증' 제도가 시행 20년을 맞았다. GS인증은 SW 품질 향상뿐 아니라 국내SW기업의 판로 확대에도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공공SW 사업에서 GS인증을 획득한 제품을 우선구매 대상으로 지정하는 등의 다양한 확산 정책을 함께 운영한 것이 주효했다. 이제 GS인증은 SW 기업들이 공공 SW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받아야 할 필수 인증으로 자리잡았다. 또, 민간 기업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도 GS인증이 '공공에 납품 가능한 제품'이라는 보증서로 활용되고 있다.

GS인증 효과를 놓고 이견은 없지만, 더 나은 제도 운영을 위한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합리적인 수준에서 시험 절차가 간소화되고, 소요되는 시간이 단축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정부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개선해 오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GS인증 기관 신규 지정이 완료되면 인증 시험 수요가 몰려 생기는 지연현상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제도 도입 배경과 효과

GS인증은 국산 SW제품의 품질 향상을 통한 국내 SW산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국내 SW업체 대다수가 중소·벤처 기업으로 이들 기업이 글로벌 진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고, 품질을 입장할 수 있게 돕는 제도적 지원을 필요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1년 SW산업진흥법에 SW품질인증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고 같은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GS인증 시험 기관으로 지정해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이후 늘어난 GS인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을 GS인증 시험 기관으로 추가 지정했다.

GS인증 시험은 SW가 개발사의 의도대로 설계되고, 구현된 기능이 정상작동하는지 여부를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제표준인 ISO·IEC SW품질평가를 준용해 개발한 한국형 평가모듈로 테스트와 평가를 진행한다.

GS인증 시험 내용

정부는 GS인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함께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GS인증을 받은 제품은 조달청 제3자 단가 계약 체결이 가능하고 나라장터 쇼핑몰에 등록할 수 있게 했다. 또, 공공기관이 SW 사업을 발주할 때 GS인증 1등급을 획득한 SW를 우선 구매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게 했다. GS인증을 받은 제품은 분리발주를 의무화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기반도 강화했다.

국산 SW의 품질을 제3자 시험인증을 통해 개선·검증하고, 공공기관이 인증 결과를 믿고 우선적으로 채택하게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GS인증을 받은 SW 기업들은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공공기관의 사용사례(레퍼런스)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GS인증에 대한 SW기업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매년 인증 건수로 확인된다. TTA와 SW정책연구소에 따르면 GS인증 획득 건은 제도 시행 초반인 2005년 120건이었으나, 제도가 정착한 2016년 509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는 656건까지 늘어났다.

”민간·해외서도 ‘품질 보증서’ 역할 톡톡”vs”인증 심사 시간 줄일 필요 있어”

GS인증에 대한 SW산업계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GS인증이 주는 혜택이 분명해,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의견 주를 이룬다.

국내 SW업계 관계자는 "인증 획득 과정에 투입되는 자원이 상당해 부담이 있지만, 그만큼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에서 GS인증을 받은 제품의 품질을 인정해주는 편"이라며 "매해 GS인증을 신청하는 것으로 품질 보증 작업을 대체하는 업체도 있다"고 말했다.

GS인증이 시장에서 인정받게 됨에 따라 해외 사업에서도 이를 품질을 뒷받침할 근거로 활용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GS인증이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 인증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며 "ISO 인증을 별도로 획득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크기 때문에, 해외에서 GS인증을 대신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특히 인증 획득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인력·비용 등 자원을 절감하고,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게 해달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행 GS인증 제도는 신청 후 시험 착수까지 걸리는 시간이 2~3개월까지 걸린다"며 "시험기관 및 담당자 증원 등 시험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증 획득에 예상치 못하게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될 경우, 연초 발주된 공공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GS인증 시험 절차(출처=KTL)

업계는 인증 심사 기간에 비례해 인증 비용이 부과되는 만큼, 가능한 한 이를 최소화해 중소기업이 보다 부담없이 인증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증 시험 비용 지원 및 제품별 인증 표준 비용 수립 등이 보완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심사 인력 유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본적인 지식 외 분야별 역량 수준이 담당자에 따라 차이가 나 심사 진행 기간 및 비용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성이 부족해 관련 분야에서는 당연한 행위들인데도, 이상 동작으로 판단하고 비정상적으로 수행되게끔 수정을 하게 해 제품의 완결성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우가 있었다”며 “가령 네트워크의 경우 다양한 구성이 있는데, 담당자의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여러 구성 중 가장 단순한 구성으로 밖에 인증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다만 이런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인증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산업진흥과 관계자는 “현재 GS인증 제도는 분야별 품질 검증 모델 및 이를 토대로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들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며 “SW의 종류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분야별 전문가를 두려 할 경우 인력 투자에 따른 인증 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효율적 인증 제도 운영과 현실적 한계 사이의 타협점을 찾으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 인증 시간·비용 축소 정책 지속 추진

정부는 국내 SW 업계의 GS인증 획득 기간 및 과정의 간소화 요구에 맞춰 최근 몇 년간 제도를 개선해왔다.

지난 2019년 3월 발표된 개선안에서는 기업의 인증 부담을 완화할 목적으로 현장심사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재시험 없이 한 번에 인증을 통과한 경우 인증 비용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게 했다. 그 해 하반기부터는 제품 보완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작년부터는 1회로 축소했다.

이는 기업이 SW 품질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유인을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품질이 낮은 SW는 보완 횟수가 줄어든 만큼 추가 재시험으로 인한 인증 소요 기간 및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우수한 SW는 인증을 한 번에 통과하게 되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평균 인증 소요 기간이 3.5개월에서 2.5개월로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GS인증 현황 및 평균 소요 기간(출처=과기정통부)

작년 말에는 '디지털 전환 선도를 위한 SW 진흥 실행전략'을 발표하면서 GS인증 개선 계획을 추가로 공개했다. 인증을 받은 SW에 대해, 제품 업그레이드 등의 과정에서 경미한 변경이 발생할 경우 변경 기능 위주의 평가를 통해 재인증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재인증 비용을 기존 1천만원에서 약 720만원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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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심사 대기 및 인증 소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업계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GS인증기관을 추가 지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말부터 이를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 SW산업진흥과 관계자는 GS인증 관련 추가 제도 개선 계획에 대해 "현재는 최근 이뤄진 제도 개선에 대한 효과 여부를 살펴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GS인증 기관을 확대하는 방안의 경우 조심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