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2050 탄소중립에 대비해 민-관 소통창구인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를 발족했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에 이은 다(多)배출 업종인 만큼, 이산화탄소(CO2)와 온실가스 저감에 박차를 가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11일 산업부에 따르면 대한석유협회와 정유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협의회 1차 회의를 열고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논의한다.
이날 회의엔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과 정동채 석유협회장을 비롯해 정유4사 임원과 학계·전문가 등 15명이 참석한다.
정유산업 탄소배출량 '4위'…블루수소·CCU 기술개발 시급
정유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지난 2019년을 기준으로 연간 약 3천200만 톤 규모다. 이는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것인데, 전체 산업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6% 수준이다.
업계는 ▲공장-산단 내의 열 통합을 통한 에너지 절감 ▲고탄소연료(B-C유)에서 저탄소 연료(LNG)로의 전환 ▲제조공정상 배출되는 CO2 포집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노력을 해왔다.
다만 추가적인 탄소저감과 탄소중립 추진을 위해 블루수소 생산과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개발·적용, 신재생에너지 사용, 친환경 사업으로 다각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석유협회의 입장이다.
정동채 석유협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내외 석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업계 영업손실이 국내 정유산업 태동 이후 최대인 약 4조6천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의 특성상 탄소중립은 당장 달성하기 힘든 목표이지만, 국내 정유산업도 지속가능하고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노력을 다하겠다"며 탄소중립 기술개발·시설투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50 탄소중립은 우리나라의 장기 에너지 시스템 구축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국내 정유산업은 세계 5위 정제능력을 갖춘 6위 수출산업이지만, 탄소중립 추진과정에서 심각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의 고도화와 기존 감축수단 외에도 추가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산업부 "경쟁력 유지 위해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 필요"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업계 주도의 탄소중립 전환을 지원키 위해 산업분야에서 탄소중립 5대 핵심과제를 중점 추진하고, 에너지분야에서 마련 중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토대로 연말까지 '에너지 탄소중립 혁신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유산업은 우리나라 에너지·산업구조의 저탄소·친환경 전환으로 인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 중 하나"라며 "탄소중립을 효용과 혁신의 기회로 삼고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과감한 기술개발 투자와 사업 다각화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이번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업계·전문가와 국내 정유업계의 저탄소·친환경 전환 여건 조성에 관한 논의를 지속할 방침이다. 업계의 탄소중립 추진에 필요한 기술개발 지원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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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업계가 건의한 차세대 바이오연료 도입과 정유공정상 친환경 원료 활용 가능성에 대해선 업계·전문가와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기술수준·품질·안전성을 검토할 것"이라며 "여타 건의사항에 대해서도 탄소중립 협의회 산하 분과를 통해 지속 논의하고 관계부처와도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또 "올해 중 정유업종에 특화된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업계의 탄소중립 추진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