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계 손해보험사 '악사(AXA) 손해보험'의 사업 구조가 매각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간 악사손해보험은 텔레마케팅(TM) 위주로 자동차 보험을 집중해 팔아왔는데 새로운 주인을 찾는데 이게 장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보험업계에선 악사손해보험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20년 9월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서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본입찰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권 관련 이슈 등으로 교보생명이 올해 인수합병(M&A)과 같은 굵직한 사안을 처리하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매입 의사를 밝힐 새로운 플레이어 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악사손해보험의 사업 구조를 들여다보면 선뜻 사겠다는 회사가 나오긴 힘들다. 원수보험료 중 자동차보험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는 점과 TM 위주의 영업 방식 때문이다.
악사손해보험의 2018년~2020년 원수보험료 대비 자동차보험 비율은 80%를 육박한다. 2018년 3분기 악사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비율은 86.55%, 2019년 3분기(84.67%), 2020년 3분기(82.50%)다. 몸집이 훨씬 큰 메리츠화재의 2020년 3분기 자동차보험료 수익은 5천197억800만원인데, 악사손해보험의 같은 분기 자동차보험료 수익은 5천245억7천만원으로 더 많다.
자동차보험은 매년 갱신되고 불만족스러운 경험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긴 하지만, 치솟는 손해율은 회사 입장서 부담이다. 투입하는 자본(사업비)에 비해 남는 게 적거나 더 나가는 구조인데다가 자동차보험료는 회사 자율로 올릴 수 없어 손해보험업계의 '계륵'과 같은 상품이다.
전화 영업 위주는 평이 엇갈린다. 전화 영업은 대면 설계사에 비해 비용이 적지만 최근 대부분의 손해보험사가 주력하고 있는 사이버(온라인) 채널과 비교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 영업 방식이다. 악사손해보험의 2018~2020년 전화 영업 비중은 평균 90%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맞물리면서 온라인 채널을 각사가 확대하고 있다"며 "온라인 채널 확대를 위해선 소비자가 스스로 찾아 가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케팅과 경영전략이 재정비돼야 하는데 전화 영업이 워낙 강성이라 쉽게 바꾸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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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악사손해보험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영업이 필요한 시점에서 전화 영업의 잇점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악사손해보험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일반 장기 보험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며 "설계사가 없고 전화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어 설계사 위주였던 다른 보험사에 비해 코로나19 시대를 잘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