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화재, 스쿨존 어린이 사고 ICT로 해결"

[ICT와 사회적 가치①] 국민 안전

컴퓨팅입력 :2021/02/25 09:09    수정: 2021/03/26 09:31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통신(ICT)이 우리 사회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 과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국가경제 성장동력인 ICT는 국민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자 교통, 환경 문제도 해결하는 '구원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ICT가 국가 경제를 살찌우는 '혁신의 툴'을 넘어 사회 가치를 높여주는 '가치의 툴'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ICT가 만들어가는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ICT가 바꿔가고 있는 우리 일상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국민안전, 보건복지, 환경, 사회통합, 지역 및 기업 상생 등을 주제로 다섯 차례 게재한다.<편집자 주>


"아이가 길에 다니면서 자꾸 폰을 봐서 불안했는데 스쿨존에서는 쓸 수 없게돼 너무 안심이 됐어요"

"아이를 매일 등하교 시켜 줄 수 없어 혹시라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 집으로 오는 길에 사고라도 나면 늘 노심초사했는데 마음이 놓였어요"

어린이 스쿨존에 IT시스템을 설치, 보행중 휴대폰 사용에 따른 교통 사고 방지에 나선 경기도 용인시 소재 역북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당국에 따르면 스쿨존에서 보행중 휴대폰을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 사고가 연간 492건에 달한다.

2018년 도로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용인 역북초등학교는 어린이 교통 사고 다발지역이다. 이에 안전한 등하굣길 조성에 골머리를 앓던 학교는 시와 함께 ICT 기술을 도입, 문제 해결에 나섰다. 학교와 시는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약 6주간 '노스몸비 캠페인'을 실시, 보행 중 스쿨존에서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시스템(BLE 디바이스)을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영했다.

스쿨존에 들어오면 학생들이 휴대폰에 설치된 앱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 보행중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결과는 긍정적이였다. 테스트에 참가한 학부모들은 "스쿨존에서 휴대폰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며 이구동성으로 반겼다.

용인 역북초등학교는 보행중 휴대폰 사용에 따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캠페인을 실시했다.

시스템을 설치한 알티앤씨 유성훈 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 일수가 거의 없어 참여자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미 확보한 사용로그 분석 및 현장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구현 성능 부문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ICT가 교통약자 보행의 안전망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ICT 기술은 교통사고 방지 등 안전한 일상을 영위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40조600억원이나 됐다. 산업재해 피해액도 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경제적 손실 추정액이 27조6000억원, 연간 사고사망자가 855명에 달했다.

ICT는 학교, 전통시장 등 생활 곳곳에서 안전 예방 파수군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특히 사물인터넷(IoT), 5G,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을 융합, 국민 안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재래시장 화재 예방에도 ICT가 '구원수' 역할을 한다. 지능형 영상분석 플랫폼 기업 이노뎁(대표 이성진)은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지원을 받아 지난해 11월 서울 남대문시장내 화재취약 점포 1천여곳에 지능형 화재감지기 '스탑파이어'를 시범적으로 설치해 운영했다.

'스탑파이어'는 화재 발생 시 소방본부 상황실에 위급상황을 전달해 즉시 출동을 요청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게 하는 '사물인터넷 기반 지능형 재난재해 관리시스템'이다. 특히 지능화한 화재 판단 솔루션 기술을 사용해 기존 화재감지기의 단점인 오작동을 최소화했다. '스탑파이어'가 수집한 빅데이터는 범죄, 미세먼지, 지진 등에 대비하는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성진 이노뎁 대표는 "보통 화재가 발생한 후 대응을 하는데 '스탑파이어'를 사용하면 선제적 화재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서울시에 있는 전통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전통시장 및 상점가에 '스탑파이어'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남대문 시장에 시범 설치한 스탑파이어 화면.

어둠 속 터널에서 일어나는 사고 사망률을 낮추는데도 ICT가 한 몫한다. 당국에 따르면 터널내 교통사고가 10% 정도 줄면 연간 200억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NIPA는 기업과 힘을 합쳐 세종시에 있는 부강터널에 '딥러닝 안전사고 관제 플랫폼'을 구축, 터널내 교통사고 감소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40만건 이상 데이터를 수집했다.

 시스템을 구축한 현성의 박병강 대표는 "터널내 위험 상황 감지와 상황 안내 등의 IT시스템을 설치, 터널내 교통사고 저감과 사회 비용 절감에 기여했다"면서 "NIPA 도움을 받아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내 특허 출원 2건과 해외 출원 1건의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발생이 가장 많은 건설 현장에서도 ICT는 없어서는 안될 안전 방패다. 당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안전 사고의 29.3%가 건설 쪽에서 일어난다. 테크플러스(대표 윤병호)는 건설현장에서 화재 및 상해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소방서와 병원, 응급구조사에 알려주는 장비인 '안전 스테이션'을 개발, 충남 공주시 석장리동 건설현장에 시범 운용해 호응을 받았다. 윤병호 테크플러스 대표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ICT 융복합 안전 기술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 수성구는 ICT로 관내 시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NIPA 지원을 받아 'AI 융합 실증랩'을 설치, 지난해 8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수성구에 설치한 1800여대의 CCTV 자료를 기반으로 미아·치매노인 찾기를 포함해 침입·화재·폭력·실신·유기·배회를 인식할 수 있는 AI 기술 융합 서비스를 개발한다. 미아·치매노인 찾기는 실종 시간과 장소·실종자의 행동 양식 정보를 모아 AI를 통해 분석하고, 이 기술을 응용해 CCTV 영상 속에서 실종자를 추적하는 솔루션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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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수집한 영상을 기반으로 AI 학습을 통해 사람의 행동 및 상황 등을 분석해 침입·화재·폭력 등의 특정 상황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112와119에 신속히 신고한다. 수성구는 이런 솔루션을 개발할 기업을 다음달 초 모집해 4월부터 입주시킬 예정이다.

김득중 NIPA AI산업본부장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등 ICT 기술로 우리 생활 곳곳의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면서 "국민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ICT가 우리 국민 삶의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임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첨단 도구'로도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