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지난해도 전북은행 못넘었다

2년 연속 지방금융그룹 최하위...연임 김태오 DGB회장 행보 주목

금융입력 :2021/02/24 09:27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DGB금융지주에 비상등이 켜졌다. 영업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했으나, 맞수 JB금융지주에 또 한 차례 우위를 내주면서 2년 연속 지방 금융지주사 중 최하위에 머무른 탓이다.

업계에서는 DGB금융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진단하며, 3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김태오 회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지난해 3천23억원의 지배 주주 지분 당기순이익으로 BNK금융지주(5천193억원)와 JB금융지주(3천635억원) 등 지방 금융지주 3사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진=DGB금융)

이로써 DGB금융은 지방 금융지주 1위 BNK금융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물론 라이벌 JB금융로부터 2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도 실패했다.

DGB금융은 줄곧 2위를 지켰지만, JB금융이 2018년 자회사로 편입한 광주은행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자 지난해 처음으로 추월을 허용한 바 있다.

물론 DGB금융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순이익을 8.1% 늘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DGB금융은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JB금융(1천949억원)보다 815억원 많은 2천764억원의 충당금을 쌓기도 했다. 충당금 적립 규모를 조정했다면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DGB금융이 금융투자와 생명보험, 캐피탈 등 사업을 갖추고도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 JB금융을 넘어서지 못한 것은 결국 수익 구조 개선에 실패했다는 방증이란 게 일각의 평이다.

작년 DGB금융의 비은행 부문은 선전했다. 하이투자증권이 31.4% 증가한 1천116억원, DGB캐피탈이 30.8% 개선된 361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고, 그룹 내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도 43.8%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순익(2천383억원)이 전년 대비 15.6% 급감하면서 그 효과를 반감시켰다.

반면 JB금융은 전북은행이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순이익(1천241억원)을 늘린 데 이어, 광주은행(1천602억원)과 JB우리캐피탈(1천32억원) 등이 힘을 보태면서 새로운 실적 기록을 썼다. JB금융 내에서 대규모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은행 계열사는 사실상 JB우리캐피탈 한 곳 뿐이다.

(사진=DGB대구은행)

이는 연임을 앞둔 김태오 회장의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로 은행업 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JB금융이 비은행 강화를 예고한 만큼 내실을 다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DGB금융이 순위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김태오 회장은 연초 '미래로 도약하는 스마트 금융그룹'이란 비전을 제시하며 도약을 예고했다. 신사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효율성 기반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해 질적 성장을 일궈내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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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태오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도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대구은행에선 ICT본부를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 연계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IM뱅크 전담부서를 통해 모바일뱅킹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다. DGB생명도 '토스보험파트너'와 손잡고 비대면 영업을 강화했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선 임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스마트 오피스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업무를 효율화하고 소비자 접근성을 높여 지방 금융회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태오 회장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하고자 IT기술 등을 활용한 스마트워크 환경을 지속 구현할 것"이라며 "자유롭고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바탕으로 업무 향상과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디지털 선도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