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비트코인 이상급등...CBDC나오면 영향 예상"

비트코인 거품 우려에 "필요하면 개도·경고할 것"

컴퓨팅입력 :2021/02/23 19:34    수정: 2021/02/24 00:16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고 변동성이 크다고 평가하며, 현재 가격이 이상급등했다고 진단했다. 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이 비트코인 가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이 총재는 직접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위험성을 경고하지 않았지만,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간접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주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총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업무보고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가격 전망은 하기 어렵지만 단기간에 급등했고 태생적으로 내재가치가 없으며 앞으로도 아주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나온 답변이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이유에 대해 이 총재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려는 목적도 있고, 테슬라 같은 기업의 지도자가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구입하고 자동차 결제에 받겠다고 한 것과 일부 금융 기관들이 비트코인 매매 중개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23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이날 이 총재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인식도 드러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식시장에서 자산이 비트코인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관련해 전망하는 바가 없느냐"고 묻자, 이 총재는 "워낙 급등락하기 때문에 전망은 힘들다"면서도 "비트코인 가격이 이렇게 비싼지 이해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도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경고장을 날렸다"며 "여러가지 기준이나 판단 척도로 볼 때 비트코인 가격의 이상급등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또, CBDC 발행이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세계 각국이 CBDC를 발행할 경우 비트코인과 상관관계를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디지털경제에 맞는 법정화폐 수요가 있기 때문에 CBDC 발행이 검토되고 있다"며 "CBD가 발행되면 가상화폐 가치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주리라 본다"고 예상했다.

또, 고 의원이 "부동산과 가상화폐 시장에서 거품이 터지면 선량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어 경고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자, 이 총재는 "전적으로 동감하며 필요하면 개도·경고도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한은의 CBDC 연구 진행 과정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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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지난해부터 CBDC 도입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CBDC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CBDC 구축에 필요한 업무프로세스와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는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 사업을 수행중이고, 이를 바탕으로 올해 '클라우드 가상환경'에서 작동하는 시스템을 실제 구현해 테스트할 방침이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현재 CBDC 발행의 제도적 여건 및 기술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가상 환경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