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재점화된 한국씨티은행 매각설

씨티그룹 신임 CEO 사업 전반 검토...소매금융 부문 철수 보도돼

금융입력 :2021/02/22 14:16    수정: 2021/02/22 16:27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이 재점화됐다.

올해 2월 취임한 씨티그룹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씨티그룹의 사업 전반을 검토하면서 이 같은 추측 보도가 나오면서부터다.

블룸버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씨티그룹 제니퍼 로니 대변인이 "사업 결합을 포함한 전략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으며 철저히 검토 후 결정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한국·태국·필리핀·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소매금융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씨티은행 본점.(사진=뉴스1)

최근 씨티그룹 주가와 수익성이 제이피(JP)모건·골드만삭스에 비해 낮은 상태라, 글로벌 소매 금융(북미·라틴·아시아)의 축소 분위기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020년 4분기 씨티그룹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아시아지역의 소매금융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올 4분기 씨티그룹의 글로벌 소매 금융 매출은 73억달러였는데 이중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금액은 15억5천400만달러다. 아시아 소매금융 부분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2020년 3분기 대비 각각 3%, 7% 성장한 북미와 라틴아메리카와 대비되는 숫자다.

한국씨티은행 측은 "씨티그룹에서 확정한 것은 없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2014년 씨티그룹은 대대적으로 11개국(코스타리카·체코·이집트·엘살바도르·괌·과테말라·헝가리·일본·니카라과·파나마·페루)의 소매 금융(리테일 뱅킹)부문 매각과 한국씨티은행(당시 한국씨티금융지주) 소비자 금융부문 철수를 결정했다.

발표 전후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폐쇄가 이뤄졌기 때문에 매각에 힘이 실렸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2014년 한국씨티금융지주를 한국씨티은행에 합병한 후 해체했다. 2016년에는 씨티캐피탈을 매각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설이 여러 차례 제기되면서 금융업계선 이번엔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미 한국씨티은행은 소매 금융 모델 심플화를 지속 추진해왔다. 만기가 긴 주택담보대출를 줄이고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을 주력 취급해왔다. 2020년 3분기 한국씨티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말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줄었으나 개인신용대출은 17.5% 증가, 전년 말 대비 2.6% 늘었다. 2020년 3월말 개인신용대출의 성장률 227%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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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이 최근 경쟁사와 다르게 수수료익을 증대할 채널도 한정적이라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국씨티은행의 수수료익은 크게 늘지 않는 모양새다. 2019년 4분기 한국씨티은행의 순수수료수익은 589억1천100만원에서 2020년 1분기 504억7천100만원, 2020년 2분기 459억6천300만원으로 줄었다. 2020년 3분기는 612억1천500만원으로 늘었으나, 증권위탁수수료 등 새로운 수수료수익을 담보할 자회사가 없어 지속 가능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미츠이스미토모신탁은행 양수도 직전의 일본시티은행 신주쿠 지점. 2015년 9월 촬영 (사진=지디넷코리아)

우리나라보다 빨리 제로(0)금리를 경험한 일본에서도 일본 씨티은행 소매 금융 부문이 미츠이 스미토모 신탁은행에 2015년 매각됐다. 스미토모 미츠이 파이낸셜은 예금과 고용을 승계한 후 인터넷 기반 '프레스티아' 은행으로 브랜드명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