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16일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KAIST는 1971년 2월 16일 서울연구개발단지(홍릉)에서 대한민국 첫 이공계 연구중심 대학원인 '한국과학원(KAIS)'이란 이름으로 출범,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50년간 박사 1만4418명, 석사 3만5513명, 학사 1만9457명 등 총 6만9388명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했다. KAIST는 개교 50주년 기념식을 16일 오전 10시 30분 대전 본원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기념식과 이어지는 컨퍼런스 등 모든 행사는 KAIST 유튜브 채널로 실시간 중계된다.
■1975년 석사 92명 첫 배출...1980년 KISTI와 통합 현재 KAIST로
KAIST에는 1973년 3월 석사 과정 신입생 106명이 입학해 2년 후인 1975년 92명이 졸업했다. 이어 1975년 9월 박사 과정 21명이 입학해 3년 후인 1978년 8월 2명의 첫 박사 졸업생을 배출했다. KAIST 1호 박사이자 졸업생 출신 교수 1호는 양동렬 기계공학과 명예교수다.
1980년 12월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와 통합해 교명을 지금의 KAIST(한국과학기술원)로 변경했다. 이후 1989년 6월 KIST와 분리된 KAIST는 같은 해 7월 한국과학기술대학(KIT)과의 통합을 계기로 대덕 캠퍼스로 이전,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갖춘 '대덕 시대'를 열었고 2009년 3월에는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와 합병하는 등 교세를 꾸준히 확장해왔다.
KAIST가 지난 반세기 동안 배출한 고급 과학기술 인력은 올 2월 현재 박사 1만4418명을 포함해 석사 3만5513명, 학사 1만9457명 등 총 6만9388명에 달한다. 이들 졸업생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과 학생·교수창업을 견인하며 대한민국 산업화와 ICT 혁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국내 반도체 박사 인력 중 25%는 KAIST...중견·벤처기업서 320명이 CEO로 재직
"KAIST가 없었으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KAIST가 그동안 거둔 성과는 대단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반도체산업 분야 박사인력의 약 25%와 국내 공과대학 교수의 20%가 KAIST 출신이다. 또 박사 졸업생 가운데 1700여 명이 중견·벤처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중 약 20%인 320여 명이 CEO로 재직하고 있다.
KAIST는 1982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초 인터넷 시스템 구축과 1990년 대한민국 최초 인공지능(AI)연구센터 설립, 1992년 인공위성 우리별 1호 발사 성공 등 우리나라 과학발전 역사 중 최초·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은 다수의 연구성과도 보유하고 있다.
1995년 386 마이크로프로세서 개발, 2002년 휴머노이드 로봇(휴보) 개발, 2008년 한국인 최초 우주비행사(이소연) 배출, 2009년 무선 충전 전기버스 개발, 2015년 세계 재난 로봇대회 우승, 2020년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착용형 로봇 분야 금·동메달 수상 실적 등은 KAIST가 연구를 통해 달성한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세계 대학 순위 39위로 껑충...전기전자공학과는 세계 17위
세계 대학 순위도 2000년대 초까지 100위~200위 권 밖에서 맴돌았지만 영국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Quacquarelli Symonds)가 작년 2월 발표한 2020 세계대학 평가 순위에서는 전년(2019년) 보다 2단계 상승하며 39위를 차지했다. 또 같은 해 3월 QS가 세계 1368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48개 학문 분야별 순위에서도 KAIST는 전기·전자공학과 재료과학 등 2개 분야가 각각 세계 17위와 19위를 차지, 20위권 이내에 포함됐고 기계·항공공학 22위, 화학공학 23위, 화학 26위 순으로 국내 대학들이 이름을 올린 기술 및 공학 분야 5개 모두 국내 1위를 보였다.
이밖에 KAIST는 톰슨 로이터로부터 3년 연속(2016~2018) 아시아에서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에, 또 세계서는 가장 혁신적인 대학 11위에 꼽혔다.
16일 열리는 기념식에서는 '한국을 빛낸 50년, 인류를 빛낼 100년'이라는 슬로건 아래 KAIST 설립 유공자들과 과거를 반추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현재까지의 성과 보고와 4명의 신진교수가 로봇·신소재·인공지능(AI)·생명공학 분야를 각각 맡아 '과학기술로 변화되는 미래에 관한 상상'을 주제로 온라인 참석자들과 교류한다. 이 밖에 로봇 바리스타·자율주행 로봇·AI 피아노 공연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KAIST 개교 50주년을 기념해 문재인 대통령과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영상으로 축사한다. 또 박병석 국회 의장과 라파엘 라이프(L. Rafael Reif) 미 MIT大 총장, 클라우스 폰 클리칭(Klaus von Klitzing) 노벨물리학상 수상자(1985) 등이 영상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
신성철 총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반세기 만에 일군 대한민국의 놀라운 과학기술 발전과 경이적인 경제 성장에는 KAIST가 함께 있었다"며 "이는 정부와 국회의 전폭적 지원, 국민의 절대적 성원과 KAIST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10-10-10 비전 제시...특이점 교수 10명, 데카콘 10개, X카이스트 10곳 배출
신 총장은 또 "지난 반세기에 걸쳐 일궈 낸 성공의 유산에 더해 '글로벌 가치 창출, 선도대학(Global Value-Creative Leading University)'의 비전을 수립하고 국가와 인류의 새로운 미래를 밝히고자 두 번째 꿈을 향한 도전과 혁신을 시작하려 한다"고 말하면서 KAIST의 미래 비전을 밝힌다. 신 총장은 도전(Challenge), 창의(Creativity), 배려(Caring)의 ʻC3ʼ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 연구, 기술사업화, 국제화, 미래전략 등 5대 분야에서 혁신을 선도하는 전략도 함께 제시한다.
특히 신 총장은 향후 50년 목표로 인류 난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는 10명의 특이점 교수(Singularity Professors) 배출과 기업 가치가 10조 원을 넘는 10개의 데카콘 스타트업(Startups) 육성, 전 세계에 10개의 'X-KAIST'를 설립하는 '10-10-10 드림'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글로벌 가치 창출, 선도대학'으로서 인류 번영과 행복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하는 KAIST의 사명(Mission)에 대해 국민과 공유할 방침이다.
■국제심포지엄도 개최...칼텍 총장 등 참여
같은 날 오후 2시부터는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심포지엄도 열린다. 이 심포지엄에는 신성철 총장과 함께 토마스 로젠바움(Thomas Rosenbaum)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Caltech) 총장, 조엘 메소(Joël Mesot)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ETH 취리히) 총장이 기조 연사로 참여해 '미래 50년 대학의 역할'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어지는 두 번째 분과에서는 'KAIST의 국제사회 기여'를 주제로 덴마크·미국·아랍에미레이트·영국·이집트·케냐·파키스탄 등 7개국 주한대사가 참석해 KAIST의 국제사회 기여 방안을 논의한다.
한편, 16일 열리는 KAIST 개교 50주년 기념식은 질병관리청의 코로나 방역 지침을 엄수해 진행되며, 사전에 등록한 온라인 청중 150인과 함께하는 행사의 모든 순서는 KAIST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된다.
■올 한해 다양한 이벤트...'글로벌 렉처' 연중 기획 시리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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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는 이밖에 개교 50주년을 맞는 올 한해 연중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MIT·노스웨스턴대학·도쿄공대·KAIST 총장이 기조 연사로 참여한 '세계대학 총장 정상회의'와 학부생이 주도한 '국제 학생 콘퍼런스'를 열었다.
이어 올해 말까지 '글로벌 렉처 시리즈(Global Lecture Series)'가 연중 기획 시리즈로 이어지고 4월에는 '글로벌 행정 포럼' 등 학술 행사가 준비돼 있다. 2월과 3월에는 개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KAIST 50년사' 와 '미래 50년' 단행본을 발간한다. 이어 10월에는 캠퍼스 및 연구 시설을 개방하는 '오픈 KAIST'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지난 50년의 성과와 비전을 국민과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