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미니보험 시장'…보험업계도 기대감↑

여행자보험과 동물보험, 전동킥보드 보험 등 편의성으로 무장한 실생활 밀착형 '미니보험' 상품이 조만간 시장에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진입장벽을 낮춰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을 활성화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다.

보험업계는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며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설립 기준 등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소액단기전문보험사의 설립 자본금 요건을 종합보험사(300억원)의 15분의1 수준인 20억원으로 내린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신 보험금 상한액은 예금자보호 상한액인 5천만원, 연간 총수입 보험료는 500억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소액단기보험 활성화 취지와 소비자보호를 위한 인적·물적요건 구비, 재무건전성 충족 가능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다.

또 소액단기보험사는 ▲연금을 제외한 생명보험 ▲도난·비용·책임·유리·날씨·동물 등 손해보험 ▲질병·상해 등 제3보험 등을 판매할 수 있다. 보험기간은 시행령과 감독규정에서 1년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별도로 금융위는 기존 금융사의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금융그룹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 1개의 라이선스를 보유하도록 한 '1사 1라이센스' 규정도 유연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소액단기보험사는 이른바 ‘미니보험’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험사를 뜻한다. 가입 기간이 1년 미만으로 짧으면서도 보험료가 1만원 이하인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일본의 경우 2006년 소액단기보험업을 도입한 이래 반려동물 보험이나 레저보험, 변호사보험 등 상품이 활성화되면서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이번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상품이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독특한 미니보험 상품이 자리를 잡으면 자신들의 영업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보험업에 대한 젊은층의 인식을 바꿈으로써 추가 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간 보험사는 다양한 미니보험 상품을 취급해왔다. 저렴한 보험료로 질병·재해를 보장하는 교보생명의 '교보미니보험', 미래에셋생명의 '미니암보험' 시리즈, 매월 주행거리만큼 후불로 지불하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 자동차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신한생명은 쿠폰을 전달하듯 지인에게 모바일로 간편하게 선물하는 보험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불안정한 보험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걱정스런 부분으로 지목된다. 이들이 자금 조달이나 보험금 지급, 회사 운영 등에 대한 어려움으로 문제를 빚을 수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오히려 보험업계의 이미지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