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원 없이 전력 만드는 '新 베타전지' 국내 연구진이 개발

원자력硏 김동석·윤영준 박사팀, '질화갈륨 기반 베타전지 구조' 제시

디지털경제입력 :2021/02/08 10:55    수정: 2021/02/08 10:56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이용연구부 김동석·윤영준 박사 연구팀이 질화갈륨 기반의 새로운 베타전지 구조를 최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원자력 분야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 제45권 1호 표지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베타전지는 방사성동위원소에서 방출되는 베타선 전자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배터리다. 태양·바람 등 외부동력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전력 생산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이 배터리는 별도의 재충전이나 교체 과정 없이도 장기간 사용 가능해 우주·극지·심해 등 극한 환경에서 사용하는 전자기기, 인체삽입형 의료기기 등의 차세대 전원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

질화갈륨 기반 베타전지 소자 시제품. 사진=원자력연구원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International Journal of Energy Research) 제45권 1호 표지에 수록된 국내 연구팀의 성과. 자료=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원자력연구원이 보유 중인 이온빔 기술을 활용해 베타전지 구조를 설계했다. 이전보다 전력 변환 효율과 출력을 크게 향상했다는 평가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베타선 전자가 반도체에 충돌해 발생하는 전자-정공 쌍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원리"라며 "전자-정공 쌍은 반도체의 PN접합부에서 주로 생성되는데, 연구팀은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접합부를 마치 블록처럼 서로 맞물리는 형태의 '교차형 접합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차형 접합 구조는 에너지원인 방사성동위원소 가까이 다수의 PN접합 구조 구현이 가능해 이전의 적층형 접합 구조보다 더욱 넓은 전자-정공 쌍 생성 영역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판 아래로 빠져나가는 전하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장벽층을 구성해 누설 전력 손실을 감소시켜 전체 출력 전력도 높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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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자력연구원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기술·설계 방식과 관련한 지식재산관을 확보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새로운 구조의 베타전지를 시제작해 성능 검증을 거친 후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재상 원자력연구원 가속기이용연구부장은 "새로운 베타전지는 이전 베타전지보다 고효율에 안정적인 에너지원"이라며 "전원 충전이 어려운 극한환경용 전자기기와 배터리 교체가 어려운 교량, 댐, 터널용 센서 등에도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