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LG, 올해도 '초격차'로 승부 본다

반도체는 '미세공정·고적층', 디스플레이는 '폴더블·대형 OLED'가 핵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2/02 08:41    수정: 2021/02/02 08:48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도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승부를 건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시장의 수요 변동성이 큰 만큼 마진율을 높여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월 대비 11.4% 증가한 48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 품목별 수출 추이. (자료=산업부)

이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시설 투자를 재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고,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 회복으로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의 수출 호조세가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우려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같은 핵심 부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4분기까지는 지난해 코로나 충격으로 기저효과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의 우상향 흐름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경기 및 수출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를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 반도체, D램은 '1a'로 낸드는 '176단'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사업의 초격차 전략으로 '미세공정'과 '고적층기술'을 앞세울 계획이다.

먼저 미세공정의 경우, 양사 모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해 이전 3세대 10나노미터급(1z) 공정보다 생산량을 40%가량 확대할 수 있는 4세대 10나노미터급(1a) 공정으로의 D램 양산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한 평택 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증설한 평택 2라인(P2)에서,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가동에 돌입하는 이천 M16 공장에서 1a D램을 양산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에서 미세공정 기술의 경쟁력을 더욱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최근 5나노미터 공정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888'과 자사 '엑시노스2100' 등의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대량 양산 중인 가운데 수주 물량 확대를 위한 캐파(생산능력) 증설에도 나설 계획이다.

고적층기술의 경우, 기존 160단 3D 낸드플래시보다 비트 생산성을 35% 이상 높일 수 있는 176단 3D 낸드플래시로 양사 모두 생산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낸드 시장이 상반기 중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양사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공장 가동 효율화 작업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 디스플레이, 폰은 '폴더블' TV는 'OLED'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의 초격차 전략으로 각각 '폴더블'과 'OLED TV'를 앞세울 계획이다.

우선 폴더블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 외에도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화 스마트폰 제조사로 폴더블 고객사를 넓혀 시장 저변을 확대할 예정이다. 나아가 폴더블 외에도 롤러블, 슬라이더 등 추가적인 폼팩터 혁신을 통해 플렉시블 OLED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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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CES 2021 전시관 투어에서 공개한 '88인치 8K 시네마틱 사운드 OLED'. (사진=LGD)

LG디스플레이는 TV에 사용되는 대형 OLED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의 가동률을 높여 TV용 OLED 패널의 생산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48·77인치 등 이전에 없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양산해 TV 시장에서 OLED의 저변을 넓힐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비대면 경제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고려해 20~30인치 중형 제품군도 확대해 TV뿐만 아니라 게이밍, 개인용 디스플레이 등의 신규 시장도 창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