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벤츠 ‘전기차 안전’ 시스템을 배워야 하는 이유

주행거리, 충전 인프라 홍보 대신 안전 투자 필요

카테크입력 :2021/01/31 14:42    수정: 2021/01/31 21:20

전기차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 현재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의 화재 사고가 국내외에서 17건 넘게 발생된 것도 소비자들이 우려할 사항 중 하나다.

이 같은 우려가 발생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주행거리와 충전 인프라 확보 등에만 신경을 쓴 정부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홍보 전략 등과 연관된다. 

이 같은 비판이 나오면서,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신차 안전도 평가(KNCAP)에 전기차도 투입시키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전기차를 평가 대상 명단에 포함시킬지는 모르지만,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현대차 코나 전기차, 기아차 니로 EV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고 수입차에는 테슬라 모델 3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벤츠 EQC 순수 전기차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더 중요한 것은 안전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제조사의 관심과 노력이다. 제조사들이 스스로 전기차 안전에 대한 준비를 소비자들에게 입증을 시켜야, 소비자들은 믿고 안전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전기차를 판매하는 제조사 중 안전에 대해 크게 신경쓴 곳은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 등이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 Y가 미국 NHTSA(도로교통안전국)에서 종합 점수 5점 만점을 받고, 전복 위험성이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아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기도 했다.

‘조재환의 카테크’는 이번에 벤츠의 전기차 안전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벤츠의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만큼,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도 향후 이같은 시스템을 참고해 보다 안전한 전기차를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벤츠는 순수 전기차 EQC 제작때부터 전기 파워트레인, 배터리 및 모든 파워트레인 등을 시험하는 500종 이상의 개별 테스트 항목을 만들었다.

특히 벤츠는 EQC 제작 때 최저 온도 영하 35도에 이르는 겨울 혹한 테스트와 최고 온도 50도에 이르는 여름 혹서 테스트를 세 번 이상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주행에 가장 큰 악조건인 상황을 연출해 주행에 무리가 없는 지 알아보고, 다양한 조건과 환경을 반영해 차량 자체를 보강했다는 설명이다.

벤츠는 지난 2015년 5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충돌 테스트 센터로 알려진 자동차 안전 기술 센터를 독일 진델핑겐에 마련했다. EQC는 이곳에서 사고 직전의 상황, 차량과 차량이 충돌하는 상황 등 약 70개에 이르는 다양한 시험 환경을 거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벤츠 EQC가 가장 안전한 전기차로 평가받기엔 이르다. 단점이 없는 전기차는 이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EQC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안전 사고가 날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하지만 벤츠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과 달리 전기차 안전 확보에 대한 자체적인 관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수차례 진행한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도 보다 안전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안전에 대한 투자를 더 강화할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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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와 기아 등은 2003년부터 운영된 자기인증제도를 활용해 전기차를 내놨다. 하지만 출시 전 안전 테스트 결과는 대중에게 공개한 적 없다. 이 때문에 전기차 화재에 대한 대중의 우려는 여전할 수 밖에 없다.

국토부는 신차 안전도 평가 뿐만 아니라 자기인증적합조사 등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또 내년 준공 예정인 친환경차인증센터를 활용해 보다 안전한 전기차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안전 및 테스트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